한 사람의 영향

by 전성배

한 평생을 동경하던 별이 된 천문학자 칼 세이건의 책 <코스모스>가 문득 궁금해졌다. 유튜브를 통해 종종 올라오는 우주와 관련된 진실과 거짓을 오가는 여러 사설들을 즐겨 보던 나에게 있어, 가끔씩 전해 듣는 칼 세이건의 업적과 이야기. 그가 뱉는 방대한 우주의 자취를 듣노라면 그가 온 힘을 다해 집필한 책 코스모스가 궁금한 것은 당연지사였다. 그래서 최근 구독하기 시작한 책 구독 서비스 웹에서 그의 책을 검색했지만, 아쉽게도 아직까지 그의 책이 e-북으로 나오지 않아 볼 수 없었다. 듣기론 책 구독 서비스에 자사의 책을 등록할 경우 종이책의 매출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그로 인한 수익 축소는 불가피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출판사가 책 구독 서비스에 자사의 책을 협찬하는 것을 꺼려한다고 들었는데, 코스모스 또한 그런 사연을 가진 것이 아닐까···.


결국, 코스모스는 다음에 서점을 가면 꼭 사리라 다짐하며 다른 책을 찾아볼 심산으로 책 목록을 뒤지기 시작했다. 한 페이지, 두 페이지를 무심하게 넘겨나갔다. 계속해서 눈길을 끄는 제목을 발견하지 못한 손가락은 길 잃은 발거음이 정처 없이 헤매듯 화면을 옆으로 쓸어 넘기기만 했다.


그렇게 또 한 번 화면을 쓸려는 순간, 끝자락에 걸린 하나의 제목을 발견했다.


<뉴 코스모스>


unsplash

새로운 코스모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와 닮은 책의 이름에 관심이 생긴 나는 곧장 책을 다운받아 머리말부터 읽어 나갔다. 예상대로 뉴 코스모스는 기존 코스모스 책을 겨냥해 나온 책 임을 알 수 있었다. 다만, 그 겨냥이 살기를 품고 날카롭게 쏘아보는 화살촉이 아니라 존경과 사랑을 담은 선망의 눈빛을 기반으로 하고 있었다.


뉴 코스모스의 저자 '데이비드 아이허'는 최고 권위의 천문학 월간지라 불리는 <에스트로노미>의 편집장으로, 어릴 적에는 화학자를 꿈꾸던 소년이었다. 그러던 중 열네 살 때 옥스퍼드에서 열린 천체 관측 모임인 '스타 파티'에 우연히 참석했다가 천체 망원경으로 살펴본 토성의 모습에 매료되어 진로를 천문학으로 바꾸고 현재에 접어들게 되었는데, 그때 그의 천문학에 대한 애정을 더욱 가속시키고 심화시켰던 인물이 바로 칼 세이건이었다. 그래서 데이비드 아이허는 책 '뉴 코스모스' 곳곳에 세상을 떠난 칼 세이건에 대한 진심 어린 존경과 사랑을 녹여냈는데, 책 서문의 제목부터 크게 '칼 세이건을 그리며'라고 박제할 정도였다.


뉴 코스모스는 인류의 초기부터 이야기하는 것을 시작으로 시간의 방향에 순응하며, 천문학의 발전과 발견을 시대 별로 풀어내고 있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운 책이었지만, 거기서 멈추지 않고 책은 칼 세이건과 데이비드 아이허의 관계에서 데이비드가 칼에게 전하는 존경과 사랑. 받는 애정에 대한 칼의 진심 어린 감사와 조언을 통해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서로에게 미치는 선항 영향에 대해 천문학과 또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천문학으로 진로를 결정한 데이비드는 곧장 아마추어 잡지인 <딥스카이먼슬리>를 직접 창간해 연재할 만큼 꿈에 대한 실행력과 애정이 남달랐다. 당연히 당시에 천문학계에서 이름을 알리며 천문학 관련 TV 프로그램을 진행할 정도로 유명했던 칼 세이건에 대한 남다른 존경을 가질 수밖에 없었고, 그 정도는 자신의 잡지 몇 권과 함께 한 통의 편지를 작성해 칼 세이건에게 보낼 만큼 과감했다. 데이비드가 말하기로 편지에는 천문학에 대한 질문과 애정. 칼에 대한 존경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고 한다.

unsplash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몇 주가 지난 뒤 칼 세이건은 데이비드 아이허에게 어린 소년의 진로를 걱정하는 진심 어린 걱정과 조언, 질문에 대한 답을 성심 성의껏 활자로 담아 답장을 보냈다. 그것을 받은 데이비드는 당시의 기분을 정확히 책에 이렇게 기록했다.


"답장을 받은 그날은 내 인생 최고의 날이었고 천문학을 향한 내 마음은 배로 커졌다. 어린 소년의 진로를 걱정하는 진심 어린 조언으로 가득 차 있던 그 편지 한 통은 내 십 대 후반을 이끌어준 환한 등불이 됐다"


이후에도 칼 세이건은 어린 소년을 위해 바쁜 와중에도 성의껏 편지를 쓰고 전하는 것으로, 소년이 꿈으로 향하는 행보를 멈추지 않도록 이끌었다. 그러는 사이 소년의 하늘을 향한 목표와 사랑은 한계점 없이 확장되어갔고, 동시에 견고하게 다져지고 있었다.


그렇게 데이비드는 무너지지 않는 철웅의 방벽이 된 꿈을 품은 채 현대로 날아와 지금의 뉴 코스모스를 써냈다. 책에는 보이지 않는 글씨로 이렇게 쓰여있다.


"존경과 애정을 담은 초심자의 마음과 그것을 함부로 대하지 않는 노련가의 자세가 맞물렸을 때, 또 한 명의 위대한 인물이 될 작은 씨앗이 비옥한 토지에 뿌리를 내릴 수 있다."




작가가 전하는 건강한 농산물, 건강한 작물의 이야기

전성배 instagram / YouTube

siview market / siview instagram

aq137ok@naver.com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마지막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