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의 마지막 날은 지난밤, 자정이 되기 직전에 눈발을 흩날렸습니다. 땅에 주저앉는 순간 금세 허물어지는 연약한 눈발을 아주 잠깐 동안 날리고는 서슬 퍼렇게 스스로를 얼어붙였죠. 그렇게 마지막일 오늘을 사람들에게 가장 추운 날로 선사하고 있습니다.
저는 오늘 20대의 마지막을 카페에서 묵묵히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으로, 허술하게 쌓았던 지난 10년을 손가락으로 하나하나 누르며 억세게 다지고 있습니다. 혹여나 올라올 후회와 미련을 돌아보지 않기 위해서. 그러나 해가 바뀌어도 별반 다를 게 없었던 나이의 모양새가 10년 만에 다시 뒤에 0을 달고는 앞에 3을 붙인 것에 결국, 참지 못하고 마음의 한 부분이 지난밤의 눈발처럼 흩어지고 있습니다.
마땅히 스스로가 뱉은 말을 지켜야 할 당위성이 있음에도 저는 무책임하게 지키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인 오늘이 못내 가슴에 고여있는 웅덩이의 수면에 물결을 일으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다를 것 없는 날의 연속이 바로 '삶'이라는 것입니다. 월月을 붙여 년年을 쪼개고, 거기서 만족 못한 욕심이 또 한 번 월月에 일日이라는 숫자를 붙였지만 결국, 오늘과 다름없는 내일이며 오늘과 다름없던 어제였고 내일과 다름없는 미래일 것입니다.
그러니 경이하게 이 시간을 보내고 새로운 날을 맞이하겠노라 다시 한번 다짐하겠습니다. 오늘 밤이 고비더라도.
새로운 해입니다. 누군가는 후회가 많을 겁니다. 누군가는 오늘이, 품고 있던 미련을 하나하나 곱씹는 억색한 날이겠죠. 그러나 빛이 희망이라, 새해는 새로운 시작이라는 말이 기정사실처럼 쓰이는 세상입니다. 이 흐름을 거스르지 말고, 몸을 맡기시길 바랍니다.
우리는 곧 새로운 희망을 맞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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