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의 마지막 주말입니다. 신년까지 삼일을 남겨둔 시점임과 동시에 개인적으로는 이십 대를 삼일 남겨둔 지금. 저는 알 수 없는 감정이 가슴 밑바닥에서 꿈틀거리고 있음을 느낍니다. 요동치는 가슴이 부산스러워 지난밤에는 잠조차 제대로 이루지 못할 정도였죠. 지난밤, 눈을 감은 어둠 속에서 스무 살로 살아온 지난날의 가장자리를 천천히 훑어보았습니다. 무모하고 어리숙했던 어린 이십 대 초반을 지나 세상이 끝나는 것 같았던 군생활의 시작과 세상의 축복을 한가득 내려받는 것 같았던 전역 후의 삶. 이후 현실과 이상의 끊임없는 충돌로 계속해서 쌓이는 피로감에 정처 없이 세월을 헤맸던 이십 대 후반까지. 막상 성인의 삶을 십 년간 영위했지만 천천히 둘러본 지난 시간에서 건져 올릴 것은 전무하다는 것을 느껴, 눈을 감은 어둠 속에서 결국 신음과 함께 새어 나오는 허무를 되뇌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달리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세상은 제 자신만 불행하다 여기면 끝없이 나락을 헤매게 하는 곳이지만, 동시에 나에게만 국한된 불행이라 생각하지 않는 다면 꽤 살만한 곳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저는 서른아홉의 누군가도 마흔아홉의 누군가도, 열아홉이 가진 설렘과 다른 불안과 공허를 저처럼 되풀이하고 계실 거라 생각하겠습니다. 그래야만 지난밤의 공허를 다시금 떠올렸을 때, 비로소 외롭지 않을 수 있습니다. 슬프지 않을 수 있습니다. 모두의 삶이 그런 것이라 생각한다면.
저는 이제 삶을 바라보는 시선을 불이 꺼진 어둠에 두리라, 빛이 내리쬐는 곳에 드리운 그림자에 두리라 다짐합니다. 누군가는 그 시선에 곱지 않은 평가와 아둔한 어리석음과 발전할 수 없는 도피라 묻겠지만, 저는 그것을 통해 세상을 살아갈 원동력을 얻을 수 있으니 말과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굳건히 다지겠습니다.
더 큰 불행과 시련을 겪지 않은 것을 안도하고, 더 큰 불행과 시련을 겪은 누군가를 통해 위안과 다시 한번 일어설 힘을 내면서. 누군가는 이루지 못했을 나의 지금과 누군가는 원했을 나의 지금을 감사하면서. 저는 밝은 곳보다 어둠운 곳에 시선을 두며, 지금에 감사하며 해내지 못한 것과 실패한 모든 것을 거름으로 또 한 번 팔을 올리고 입을 벌려 발을 내딛도록 하겠습니다.
삶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러분께 달려있습니다. 삶의 크기 또한 여러분께 달려있습니다. 부디, 또 한 번 맞이하는 새해에는 더 작은 시련과 더 작은 불행만 겪으시고, 우습게 떨쳐낼 수 있는 강건한 사람이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작가가 전하는 건강한 농산물, 건강한 작물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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