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요리연구가는 이제 전 국민이 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가장 영향력 있는 요리인이며 방송인, 기업인이다. 그가 사랑받는 이유는 너무도 많지만, 결정적인 건 그 이유들의 기저에 깔린 그가 보여주는 편안한 이미지가 아닐까 싶다. 매출액 1천억원 이상의 중견 기업을 운영하는 기업인이라면 으레 그려지는 딱딱하고 권위적인 모습과는 거리가 먼 그. 가맹점주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돈이 많이 드는 브랜드 광고를 하기보다는 자신이 직접 방송가를 누비며 브랜드 이미지를 견고히 다진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해진 사실이다. 50대 후반의 나이에도 여전히 요리 개발에 전념하고, 본디 장사를 하는 사람으로서 그동안 축적해온 노하우란 각별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골목상권을 위해 아낌없이 풀어내는 그의 큰 배포 또한 인상적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그는 SBS 예능 프로그램인 '맛남의 광장'에서 농민과의 지속적인 상생을 보여주기도 한다.
다시마, 감자, 돼지 뒷다리 등등 농축수산업을 모두 아우르며 힘들어하는 농축어민들을 위해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것은 물론, 실질적인 해결책까지 제시하면서 때론 정부와 지자체도 하지 못했던 일을 해내기도 한다. 그를 보면 생각에만 그치는 일이 얼마나 간사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는 실천력이 얼마나 대단한 건지를 다시 한번 깨닫는다. 내가 요리를 하는 사람이 아님에도 그를 존경하고 본보기로 삼고 싶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농산물을 팔며 글을 쓴 끝에 <계절을 팔고 있습니다>를 출간한 나는 책에서 직간접적으로 이렇게 말했다.
"앞으로는 단순히 농민의 작물을 파는 장사꾼이 아니라 농민의 이야기와 그들의 농산물을 알리는 작가. 그로써 더 큰 도움이 되는 인물이 되고 싶다"라고. 물론 지금까지도 '농산물로 상생하기'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농민의 농산물을 소싱해 판매했지만, 그 정도로는 농민에게 실질적 도움은 되지 못한 게 사실이다. 나 또한 먹고살아야 하기에. 그러기 위해서는 영리적 활동을 멈출 수 없어 장사에 초점을 맞췄다. 그저 하루하루 상품을 파는 데에만 급급했고, 마진을 보는 걸 가장 우위에 두었었다. 당연히 농민의 이야기와 좋은 품질의 상품을 찾는 것도 찾는 거지만, 어느샌가 조금 더 싸면서 좋은. 물량이 많은 농민만을 찾아다녔다. 내가 언제부턴가 농민을 그저 그런 비즈니스 관계로만 보고 있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제는 그러고 싶지 않다. 수익 없이는 무엇도 할 수 없는 만큼 이런 활동을 멈출 수는 없겠지만, 이것을 '주'로 삼고 싶지는 않다. 글을 더욱 잘 쓰고 싶고, 그것을 무기로 장사만으로는 해낼 수 없었던 농민을 향한 더 큰 봉사와 더 큰 상생을 해내고 싶다. 예컨대 제철마다 한두 사람을 컨택해 그들만의 이야기와 농산물을 알리는데 그쳤던 지금까지와 다르게, 조금이라도 더 많은 농민의 이야기와 농산물을 알리는데 애쓰고 싶다. 참외, 귤, 딸기 등등 종류는 하나여도 그것을 기르는 농민은 적게는 수십에서 많게는 수만의 달하니까. 장사를 하느라 고작해야 몇 사람 정도에만 집중했던 시선을 확대해 각각의 작물에 삶을 건 무리 그 자체에 실질적 도움이 되고 싶다. 백종원 요리연구가처럼 방대한 스케일을 보여줄 수는 없어도 내 자리에서 나만이 할 수 있는 일로 그와 비슷한 결의 역할을 수행하고 싶다.
백종원 요리연구가는 이번에 성주 참외와 손을 잡았다. 그가 운영하는 브랜드 중 하나인 '빽다방'에서 경북 성주군 참외 농가 지원을 위해 맺은 상생 협력의 일환으로, 성주 참외를 이용한 신메뉴를 선보였다. 이름하여 '성주참외꿀스무디'와 '완전성주참외'다. 빽다방은 성주참외를 활용한 신메뉴를 개발하고 판매함으로써 농가에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고, 소비자들에게는 성주참외를 활용한 신메뉴를 제공함으로써 경험의 확대를 이룰 것이라고 한다. 나아가 국내 농산물의 가치를 높이고 고객들에게는 질 좋은 메뉴를 지속해서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백종원 요리연구가는 방송 프로그램의 취지였던 '농가 살리기'를 방송 밖에서도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 빽다방과 성주 참외의 협력만 봐도 그렇다. 사실 그는 '맛남의 광장'에서만이 아니라 자신의 유튜브 채널과 타 방송에서도 그간 꾸준히 해마다 피해가 큰 우리 농산물의 소식을 알리고, 구매를 장려하는 메시지를 던졌다. 정말 한결같은 사람이다. 그는 자신의 영향력과 기존에 가진 능력들을 골고루 활용하여 농가 살리기. 아니 농가와 상생함으로써 자신의 브랜드와 농가 모두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내가 추구하는 "내 자리에서 나만이 할 수 있는 일로 농민에게 실질적 도움과 함께 더 크고 영향력 있는 상생을 도모한다."를 백종원 요리연구가는 이번에 참외를 통해 또 한 번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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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배 田性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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