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귤 아니 '풋귤'의 계절이다. 엄밀히 말해 지난 8월 1일부터 출하가 시작되었으니 '풋귤의 계절'을 발음하는 게 조금 늦은 건 사실이다. 그래도 뭐 아직 20일은 넘게 남았으니, 이 글이 풋귤 소비에 보탬이 될 수 있는 기회는 아직 충분할 거라 생각한다. 올해 풋귤의 출하 기간은 8월 1일부터 9월 15일까지이다.
풋귤 판매 동향을 보면 이제는 제법 올바르게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청귤'과 '풋귤'이라는 키워드를 상품명에 동시에 걸어두는 상품들이 많기는 하지만, 그것들의 상세페이지를 보면 대부분 청귤과 풋귤의 차이를 명확하게 설명하고 있으니 괜찮다는 생각이다. 엄연히 '풋귤'이라는 이름이 있음에도 '청귤'이라는 키워드를 함께 사용한다는 건, 여전히 많은 소비자들이 청귤과 풋귤을 혼동하며 검색한다는 뜻이고, 그 사람들을 자사홈으로 유입 시켜 상세페이지에서 풋귤과 청귤의 차이를 면밀하게 설명하는 판매자들은 결국 혼란을 잠재우는데 일조하는 것이니 말이다.
청귤과 풋귤은 엄연히 다르다. 나도 오늘은 그들과 함께 독자들에게 이를 설명하고자 한다.
먼저 풋귤에서 '풋'은 '처음 나온' 또는 '덜 익은'의 뜻을 나타내는 접두사다. 그러니까 풋귤은 바로 '덜 익은 귤'이라는 뜻이고, 풋귤의 품종은 우리가 겨울에 가장 많이 먹는 귤의 품종인 '온주 밀감'이 대부분이다. 반면 '청귤'은 우리나라 재래귤로 2월까지는 녹색이다가 3월, 4월부터는 노랗게 익는다. 지금은 제주에서 극소량만 재배되고 있는 실정이라 현재 유통되고 있는 '청귤'이라 이름 붙은 귤은 대부분 풋귤이라 할 수 있다. 덜 익은 풋귤의 색과 청귤의 색이 모두 같아 소비자와 판매자가 언제부턴가 혼용하여 쓰던 것이 지금에 이른 거라 짐작된다. 그렇다면 소비자는 왜 덜 익은 귤인 '풋귤'을 찾는 것일까? 지난 2016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풋귤은 유통이 제한되었던 비상품군에 속하는 귤이었는데 말이다.
처음에는 시큼한 맛 때문이었고, 다음은 완숙 감귤보다 항산화 효과가 높다는 것이 밝혀져서다. 풋귤은 완숙귤보다 '폴라보노이드(항산화, 항암, 항염증 등의 효과를 가진 성분)'함량이 훨씬 높은데, 그중에서도 '헤스페리딘' 성분이 대표적이다. 농업진흥청 연구 결과에 따르면 풋귤 껍질에는 '헤스페리딘'이100g당 812.5㎎ 들어있다고 한다. 이는 완숙귤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또 폴라보노이드 중 '노빌레틴'과 '탄제리틴'은 완숙귤보다 각각 4배, 5.3배 더 많고, 구연산은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 이쯤에서 의문이 드는 건 역시나 이 좋은 풋귤이 왜, 불과 5년 전까지만 해도 유통이 불법이었냐는 점이다. 2016년 7월에 유통이 허용되기 전까지 유통되던 풋귤은 엄연히 불법이었다는 뜻이다. 원래는 미숙과로 분류되어 생산량 조절을 위해 일부는 폐기 처분을 하던 상품이었다.
이유는 제주 감귤 산업의 높은 위상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고, 껍질째 먹다 보니 잔류 농약으로부터 안전하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풋귤 특유의 시큼한 맛과 효능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존재했고, 이들에게 판매하기 위해 일부 농가와 유통인들이 반출하는 사례가 잇따르며, 끝내 온라인과 오프라인 할 거 없이 공공연히 판매되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걷잡을 수가 없게 된 것이다. 결국 제주도는 풋귤의 수요가 있는 현실을 반영해 조례를 개정. 2016년 7월부터 유통을 허용했다. 단, 생산 및 유통 계획을 수립해 신청한 농가에 한해 제주에서 정해준 기간에만 출하할 수 있게 하고, 출하되는 풋귤은 기본적으로 농약 잔류 검사를 시행하기로 했다.
그런데 여전히 이를 지키지 않는 농가와 유통 상인들이 존재한다. 올해만 해도 어떤 농가가 6월 말에 직접 키운 하우스풋귤을 판매한다고 선전하는 것을 보았다. 이를 지켜본 한 감귤 농부는 정해진 출하 시기에 맞춰 농약 잔류 검사를 하는 등 정식 절차를 거쳐 판매하는 농민들이 뭐가 되냐며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더불어 조례상 출하 가능한 풋귤은 '노지 풋귤'만 해당되는 만큼 '하우스 풋귤'은 정식 풋귤도 아니라는 점을 강하게 지적했다. 한편 제주도는 그때까지도 이런 실태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농민들을 더욱 화나게 했다. 다행히 이런 사실이 알려진 직후 제주도 측은 하우스 농가에서도 풋귤 출하를 하려면 정식으로 건의하고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암암리에 유통하는 건 확실히 문제가 있다며 실태 파악과 함께 행정처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도 역시 뒤늦은 대처에 따른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비양심적 농가와 판매자들의 갱생이 가장 먼저지만, 소비자들 또한 틀림을 알아채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는 생각이다. 다시 말하지만, 풋귤은 정해진 기간에 사전에 출하 신청 및 허가받은 농가만 출하할 수 있고, 출하되는 풋귤은 농약 잔류 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 점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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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배 田性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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