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성배입니다. 오늘은 12월 31일 한 해의 마지막 날입니다. 기온이 낮기는 하지만, 다행히 볕이 따듯하고 하늘이 맑아 마지막과 퍽 잘 어울리는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동인천 자유공원에 위치한 '위키엔드 라운지'라는 볕이 잘 드는 카페에서 원고 하나를 마무리 짓고 이 인사를 적고 있습니다. 정면으로 보이는 건 약 40cm 간격을 두고 나있는 세 개의 큰 창문과 그 표면에 맺힌 바깥 풍경입니다. 오른쪽 창문에는 서해의 앞머리가 보이고, 왼쪽 창문에는 새로 지어지는 아파트가 오미조밀 모여있는 게 보이고, 가운데 창엔 이 두 풍경이 적당하게 반반 맺혀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연말 인사를 남긴다는 게 참 지겨우면서도, 연말을 또 씁쓸해하는 제 자신에 한 번 더 지겹기도 한데요. 거기에 코로나와 함께 두 개의 해를 보낸다는 안타까움까지 더해져, 올해도 작년에 이어 가장 탐탁지 않은 끝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이 마음과 다르지 않으시겠죠. 게다가 12월은 연일 코로나 확진자 수가 수천 명대 단위로 쏟아져 나오는 데다 강화된 거리두기까지 겹쳐 살얼음판 위를 걷는 듯 보내고 있기도 하니까요.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과 힘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 이 두 개를 갖고, 구구절절 단맛 나는 이야기를 썼다가 지웁니다. 이번 만큼은 그냥 함께 한탄이나 시원하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입니다. 어려운 사람끼리 푸념이나 실컷하며 보내는 거죠. 때론 비슷한 처지의 사람끼리 모여 불행 배틀을 뜨는 게 더 위안이 될 때도 있으니까요. 너무 자주는 위험하지만, 가끔은 나와 비슷한 고통을 갖고 있는 사람이나 나보다 더 큰 고통을 지고 살아가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게 더 효과적인 위로와 기운이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올해의 끝인사는 이걸로 끝내겠습니다.
"고달픈 사람끼리 모여 마음껏 슬퍼하며 보냅시다."
이런 뭐같은 코로나로 올해 참 고생 많으셨습니다. 내년에는 이 뭐같은 코로나가 종식되길. 그로써 코로나로 주춤했던 당신과 나의 일상이 회복되고, 준비한 일과 꿈꾸던 일을 모두 이룰 수 있길 바랍니다.
2021. 12. 31 PM 14:00
[격간 전성배 산문] 2022년 ‘새겨울호’의 구독자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문은 내년 1월 2일 자정까지 열어두려고 합니다. 그러니 급하게 오실 필요는 없습니다. 제게로 오시는 걸음 찬찬히 내디디며 와주시면, 저는 그 밑단에 묻은 흙을 툭툭 털어내며 당신을 귀하게 맞이하겠습니다. 가는 길은 아래에 남겨두겠습니다.
[격간隔刊 전성배 산문] 2022년 '새겨울호' 구독 신청
https://forms.gle/yegm5P9rCjpNqJhdA
전성배 田性培
aq137ok@naver.com
http://m.site.naver.com/0Ovac : 홈페이지
《계절을 팔고 있습니다》 : 농산물 에세이
[격간隔刊 전성배 산문] 과월호 / 연재 수필
@_seong_bae : 미문美文
@_siview : 농산물農産物
@seongbae91 :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