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겨울이 밝았고, 어제는 지난 구겨울에 약속드렸던 연재를 시작하는 날이었습니다. 네 '격간 전성배 산문' 말입니다. 어제저녁에 잠깐 저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첫 번째 글에 대한 설명을 짧게 드리기는 했지만, 못 보신 독자분들을 위해 여기에 다시 한번 더 말씀드리면 내용은 이렇습니다. 이번 새겨울호의 첫 번째 글을 어떤 주제로 쓰면 좋을까 고민이 많았습니다. 모름지기 1회가 좋아야 이어질 회차를 즐겁게 기다리실 수 있을 테니까요. 며칠을 고민하며 독서에 빠져있었습니다. 그러다 박준 시인의 2021년 마지막 신간인 '계절 산문'을 읽고 비로소 주제를 정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제 '처지'에 관해 쓰기로 한 것입니다.
먼저 시인의 문장은 이랬습니다.
"삶이 꼭 저승 같아졌습니다."
삶이 꼭 저승 같다는 그 말이 제 처지를 말하는 듯했습니다.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는 사람이 제 세상에는 참 많거든요. 그들과는 아주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기에 이 삶은 마치 죽어 찾아가는 저승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살아서도 만나지 못하는 관계와 죽어서 만나지 못하는 관계는 크게 다르지 않으니까요. 격간 전성배 산문 '새겨울호'의 첫 번째 글에서는 이런 구슬픈 처지를 들려드리고 싶었습니다. 그 수에 차이가 있을 뿐이지, 우리 모두에게는 각자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는 사람이 얼마쯤 있을 테니까요. 그 저승 같은 삶을 함께 공감하고 싶었습니다. 어젯밤에 글을 보내드렸으니, 읽으신 분들과 아직 읽지 않으신 분들이 사이좋게 반반 있으시겠죠. 아직 읽지 않으신 분은 하루빨리 읽으셔서 앞으로 남은 열두 개의 글을 함께 찬찬히 호흡하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이번 새겨울호를 놓친 독자분들과 연재에 실릴 글이 궁금하신 독자분들을 위해 어제 보내드렸던 글의 일부분을 아래에 싣겠습니다. 더 많은 독자분들이 함께해주시기 바라는 마음으로 싣는 것이니, 짧은 스포일러지만 그래도 새겨울호 구독자님께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언젠가 삶이 꼭 저승 같다는 짧은 문장 하나를 본 적이 있습니다. 박준 시인의 2021년 마지막 신간 ‘계절 산문’속 문장입니다. 그때 저는 그 문장을 처음 읊었을 시인을 생각하며 한참을 따라 발음했습니다. 보고 싶어도 만나지 못하는 사람이 제 세상에는 참으로 많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오해로 멀어졌거나 이별로 멀어진 사람들입니다. 마음과 입이 향하는 길이 같지 못해 잘못 뱉은 말과 가슴이 머리를 따라가지 못해 받아들이지 못했던 말들로 저는 전자의 사람들을 만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
하지만 영영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오해는 풀면 되지 않겠습니까. 내 마음과 입이 달리 놀았기 때문이라며, 그때는 가슴이 머리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라 고백한다면, 오해로 멀어진 우리는 충분히 다시 가까워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생각처럼 된다면 이별로 멀어진 사람들도 충분히 가능할 것 같습니다. 시간이란 사랑할 때는 감정을 풍화시키려 혈안이 되는 녀석이지만, 끝이 난 관계에서는 그 어떤 미움이나 아픔도 무뎌지게 하는 녀석이지 않습니까."
[격간隔刊 전성배 산문]의 지난 이야기
봄호 & 초여름호 &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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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배 田性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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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을 팔고 있습니다》 : 농산물 에세이
[격간隔刊 전성배 산문] 과월호 / 연재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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