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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성배 Apr 03. 2022

순수를 지속할 수 있는 방법

#1

봄입니다. 그야말로 이제는 봄이라 말하는 것이 온당한 날입니다. 일요일인 오늘. 오후를 데우는 기온에는 이제 조금의 겨울도 보이지 않습니다. 잠깐 만난 친우의 입에서 바람이 차다는 불평을 듣기는 했지만, 그의 옷차림도 결국 봄에 어울리는 옅은 핏기를 띤 블라우스와 흰 바지였으니, 저는 그냥 그에게도 완연한 봄이라 말했습니다. 드디어 봄이라고. 이 봄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르겠다는 다소 격앙된 감탄과 함께.


얼마 만에 쓰는지 모를 안부 인사에 대뜸 봄을 향한 찬양이라니. 제 자신이 푼수 같아 보이기도 하는데요. 그래도 뭐 괜찮습니다. 봄을 기다린 게 비단 저만이 아닐 테니까요. 필시 제가 생각하는 수보다 몇 곱절은 더 많은 독자님들이 헤벌쭉하게 웃어 보이며 봄에게 기다렸다고 말할 것이라 믿습니다.


제가 사는 인천은 사실 오늘이 벚꽃의 개화일이었습니다. 이 날짜를 알게 된 지난달 말부터 저는 꼬박 이날만을 기다렸는데요. 아쉽게도 꽃은 아직 피지 않았습니다. 아침과 밤에는 아직 쌀쌀한 바람에 경직된 탓인지, 얇은 가지 위에 놓인 봉우리는 이제 겨우 제 색을 보일 뿐입니다. 나는 선홍빛을 가졌다며, 사위에 놓인 벚나무 위에서 아직 밑그림만 그리고 있습니다. 그래도 다음 주에는 그들의 승화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 주는 그래서 아주 행복할 것 같은 예감입니다.


문득 꽃이 피어 행복한 순수를 제가 언제까지고 느낄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최대한 오래 느끼고 싶기 때문인데요. 그저 지금처럼 매사를 아름답게 말하고 예민하게 슬퍼하기만 하면 되는 걸까요? 잘 모르겠습니다. 당신은 저보다 훨씬 박식하고 아름다운 사람이니 그 방법도 충분히 아실 것 같은데요. 당신의 입에서 그 답을 듣고 싶습니다. 이 순수를 오래도록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을.


그렇게 당신과 함께 오래도록 순수하게 살아가고 싶습니다.


#2

실은 오늘 드리는 안부 인사에 본심은 따로 있습니다. 저의 세 번째 전자 산문집 알리기입니다. 이름은 '너를 애도하는 날에도 나는 허기를 느꼈다'입니다. 저를 아시는 독자님들이라면 제가 비정기적으로 [격간隔刊 전성배 산문]이라는 이름의 수필을 연재한다는 걸 아실 겁니다. 지난 2021년부터 올해 1월까지 연재한 글이 어느덧 50편 넘게 쌓였는데요. '너를 애도하는 날에도 나는 허기를 느꼈다'는 그 수십 편의 글 중 '죽음'과 그에 따른 '그리움'을 주제로 하는 글 15편을 추려 개정하여 새롭게 엮은 책입니다.

생동하는 계절을 이야기하다 죽음과 그리움에 관한 책을 이야기한다는 게 생뚱맞게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저는 죽음을 다룬 저의 책을 이야기하려면 사는 이야기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이 순서를 선택했습니다. 기실 생동生動 즉 사는 것과 죽는 것은 늘 함께이지 않습니까. 산다는 인간이 결국 당도하는 곳에는 반드시 죽음이 있으니까요.


그렇기에 "인간은 살아간다'라는 문장은 "인간은 죽어간다"라고 바꿔 말해도 인간을 설명하는 데에는 차이가 없을 것입니다.


'너를 애도하는 날에도 나는 허기를 느꼈다'는 독립 출판물입니다. 휴대폰과 태블릿 PC, 컴퓨터 등 기기에 구애 없이 언제 어디서든 열람하실 수 있도록 PDF 파일로 제작하였지만, 휴대폰 사이즈를 감안해 제작하였으니 휴대폰으로 열람하는 것이 읽기에 더 좋을 듯싶습니다. 책에 대한 보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밑에 링크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독자님의 많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 너를 애도하는 날에도 나는 허기를 느꼈다 ]

수익금은 작가의 집필 활동과 농가 홍보를 위해 쓰입니다.

https://smartstore.naver.com/siview/products/6445352915




전성배田性培 : 1991년에 태어났다. [격간隔刊 전성배 산문]의 발행인이며, 농산물을 이야기하고 농부를 인터뷰한다. 농업계 이슈에 관심이 많고, 여러 주제로 글을 쓰지만 대부분 삶의 테두리 안에 머문다. 지은 책으로 <계절을 팔고 있습니다>가 있다. 계속해서 우리나라 농부에게 도움이 될 글을 쓰는 것과 더불어 문학적으로 완성도 있는 글을 쓰는 것이 목표이다.


aq137ok@naver.com

《계절을 팔고 있습니다》 : 농산물 에세이

@_seong_bae : 미문美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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