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여행하던 중에
한 빵 프랜차이즈의 딸기 케이크 광고 촬영 장소로 유명한 곳이 있다고, 올해 크리스마스에는 그곳을 가자고 말했다. 매년 크리스마스에 맞춰 나리는 가 본 적 없는 새로운 곳에 가거나 일을 하자고 하는데, 올해는 장소를 선택한 것으로 보였다. 작년에는 장모님 댁에서 파티를 했고, 재작년에는 서울 용산의 한 호텔에 있었던 걸 생각하면 조촐한 계획이다. 결혼과 신혼여행을 한번에 겪은 해였으니 나리도 숨을 고르고 싶었을 것이다.
부평에서 자유로를 타고 일산 고양시를 지나자 파주 야당동이 나왔다. 요즘 신도시 같은 모습과 오래된 일산의 편린이 공존하는 야당동에서, 카페는 조각 쪽에 있었다. 빌라가 밀집된 주택가를 구불구불 들어간 끝에 네비게이션에는 곧 도착한다는 표시가 떴다. 하지만 여전히 인터넷에서 보던 그런 모습의 카페는 나오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러기엔 여기는 너무 주택가고, 한적하고, 오래되었으니까. 점점 커져 가는 의구심을 품고 마지막 우회전을 했다. 거기엔 정말로 오래된 오두막집 같은 모습의 카페가 있었다. 각진 시멘트 건물 사이에 생뚱맞은 고동색 목재 건물의 존재. 미국의 한 시골 마을에나 있을 법한 오두막집이라는 어떤 블로거의 리뷰가 정확했다.
카페 앞에 서 있던 주차 요원은 지금 만석이므로 웨이팅을 해야 한다고 했다. 평소라면 발길을 돌렸겠지만 인천에서 여기까지 왔으니 기다리기로 했다. 한 시간 반 남짓. 근처에 있는 쇼핑 센터와 동네를 구경하며 시간을 보내다 겨우 들어갈 수 있었다. 카페 안은 많이 어두웠다. 전기를 쓰는 일이 제 맘 같지 않은 시골 마을의 집처럼, 밝기 낮은 전구들과 작은 창문으로 새어 들어오는 불빛이 이곳을 밝히는 빛의 전부였다. 어찌 보면 불편할 수도 있는 환경이었지만 연인들은 더할 나위 없는 낭만으로 누리고 있었다. 작은 불빛 아래에서 서로를 보기 위해 더 가까이 앉아 귀와 입을 맞대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낭만적이고 사랑스러운 노고였다. 그들의 차림새는 제각기 달랐다. 누군가는 한껏 각을 잡은 모습이었고, 또 누군가는 크리스마스가 무색할 정도로 아무렇지 않게 수수했다. 모르긴 몰라도 전자는 우리처럼 타지인일 테고, 후자는 현지인일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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