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8을 주면 자만하고, 10을 주면 공포를 느낀다

당신의 어설픈 계산기가 남자를 바람둥이로 만들었다.

by 집샤

남자라는 생물은 참 단순하면서도, 그 단순함 때문에 역겹다.


그렇다, 나는 나 자신이 대단히 역겹다. (ㅋ)


어쨌든 당신이 연애에서 헌신짝이 되는 결정적인 이유는 남자의 이 엿같은 메커니즘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많은 여자들이 착각한다. "내가 잘해주면, 그 사람도 고마워서 나에게 잘하겠지?" "내가 이만큼 배려하면, 그 사람도 양심이 있으니 바람은 안 피우겠지?"


천만에. 그건 당신 같이 우월한 여성이란 생명체들의 희망 사항일 뿐이다. 남자의 뇌 구조는 다르다. 남자는 여자가 8, 9만큼 잘해주면 "이 여자가 나를 정말 사랑하는구나, 고맙다"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오, 내가 꽤 괜찮은 놈인가 보네?"라고 생각한다.


평강 공주 편에서도 말했듯이 온달이도 바보 쉐끼라서 장군을 만든 거지, 평범한 성인 남자였다면 술이나 처먹고 기집질하다가 걸려서 목이 날아갔을 것이다.


하여튼 이게 비극의 씨앗이다. 당신의 헌신 아닌 그 헌신인 척하는 짓거리가 남자의 '감사함'을 자극하는 게 아니라, '자만심'을 자극한다는 것이다.


당신이 데이트 코스를 다 짜고, 맛집을 예약하고, 피곤한 그를 위해 집 앞까지 찾아가고, 무언가 바리바리 싸가지고 다니면 남자는 어떻게 반응할까? 처음 몇 번은 감동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건 당연한 '권리'가 된다. 그리고 뇌내 망상이 시작된다.


'나 정도 되니까 이런 여자 만나는 거지.' '내가 매력이 쩌니까 얘가 나한테 못 매달려서 안달이네.' '이 정도 대우를 받을 급이면... 더 어리고 예쁜 여자도 가능하지 않을까?'


기가 막히지 않은가? 당신의 피땀 어린 노력이, 그 남자를 바람둥이 꿈나무로 키워내는 자양분이 되었다는 사실이. 당신의 어설픈 8, 9가 남자의 주제 파악을 방해하고, 콧대만 높여놓은 꼴이다.


내가 친한 여동생들에게 ‘여자는 남자 아랫도리나 물고 사는 게 최고다’란 교양 없는 소릴 씨부려대는 그 하찮은 남성 우월주의자면서도 서두에 여자를 우월하다고 표현한 것은, 눈 뜨고 바라보기 힘든 아조씨들에게 스폰을 받는 여자들도, 그 아조씨들을 만날 땐 반드시 그들이 사준 백에, 옷에, 예쁘게 치장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자는 자기 주제보다 나은 여잘 만나도 뭐.. 말할 필요가 있겠나?


그럼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대충 흉포하고 못된, 나쁜 여자가 되어야 할까? 밀당을 해서 애를 태워야 할까? 아니, 그건 차선책이다. 진짜 궁극적인 전략은 정반대로 간다.


남자가 숨도 못 쉴 정도로, 상상조차 못 할 정도로 완벽하게 10을 줘버려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10은 단순히 잘해주는 차원이 아니다. 남자의 '역치'를 뚫어버리는 것이다. 할매나 엄마도 이렇게는 못 해줄 것 같은 헌신. 나의 가장 찌질하고 더러운 밑바닥 모습까지 다 받아주는 관용. 성적인 판타지? 당신이 상상하는 그 이상으로 다 맞춰주는 파격. 그들로 하여금 자신을 부양(곁에 두고 싶은)하고 싶은 욕구에 몸서리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렇게 10을 꽉 채워서, 아니 넘치도록 부어버리면 남자는 자만할 틈이 사라진다. 왜냐? 본능적으로 공포를 느끼기 때문이다.


인간에게는 <손실 회피 편향>이라는 강력한 본능이 있다. 100만 원을 얻는 기쁨보다, 100만 원을 잃는 고통을 2.5배 더 크게 느낀다는 이론이다.


당신이 8, 9를 줄 때는 남자는 '이득'을 본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더 큰 이득(다른 여자)을 찾아 눈을 돌린다. 하지만 당신이 압도적인 10을 줘버리면, 남자는 당신이라는 존재가 '당연한 이득'이 아니라 '없어지면 인생 망하는 절대적 자산'으로 인식하게 된다.


그때부터 남자의 머릿속에는 경보가 울린다. "와, 미쳤다. 이 여자 뭐지?" "만약 이 여자가 나를 떠나면? 난 다시는 이런 대우를 못 받을 거야." "내 인생에서 이 여자를 놓치면 끝이다."


이 생각이 드는 순간, 남자의 바람기는 강제로 거세된다. 다른 여자를 쳐다볼 엄두가 안 난다. 밖에서 예쁜 여자를 봐도 감흥이 없다. 집에 있는 당신이 주는 그 마약 같은 '10'의 쾌락과, 그걸 잃었을 때의 지옥 같은 공포가 그를 지배하기 때문이다.


이게 바로 '공포에 의한 통제'다. 사랑? 웃기지 마라. 남자를 당신 곁에 묶어두는 건 사랑이 아니라, "너 없으면 난 잦된다"는 공포다.


당신이 8, 9만 주며 "내가 이만큼 했으니 너도 해"라고 간을 보고 있을 때, 남자는 여유롭게 딴 주머니를 찬다. 하지만 당신이 10을 던져버리면, 남자는 무릎 꿇고 당신의 바짓가랑이를 잡는다.


어설픈 계산기를 집어치워라. 그 계산기가 당신을 '을'로 만들었다. 상대를 공포에 떨게 만들 만큼 미친 듯이 퍼줘라. 그게 무엇보다 효율적으로 남자를 자기 입맛대로 굴릴 수 있는 요령이다.



번외 편.


이건 뭐 남자들이 다 븅신이란 소린가? 응, 대단한 통찰력인데? 븅신이 맞아.

정말 그렇게까지 해야 해? 응, 그렇게까지 해야 좀 나아.


일부다처제와 여성 인권에 대한 인식이 이 정도 수준까지 올라온 것은 인류 역사 전체를 100으로 놓고 봤을 때 겨우 0.01 가량에 불과하다.


그렇게들 좋아라 하는 학문적으로 봤을 때 인간의 뇌는 몇만 년 정도로 진화하지 않는다고 한다. 세상에 즐비한 그 대단한 남자들이 여자 하나 때문에 인생 종 치는 걸 그렇게나 많이 보고도, 남자를 올려친다고? 정신 차려라.


그렇게 나락 간 비범한 사람들이 범인들보다 멍청해서 그렇게 됐을 리가 없지 않은가? 지금 당신이 올려치는 그 남자는 어떤 우월한 여자가 나은 애새끼, 잔챙이에 불과하다는 걸 상기하도록 하자.


페미가 지능순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존재하는 본질적인 이유도 바로 이와 관련이 있는 것이다.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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