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공부는 해야 한다

비겁한 사람이 되지 마라

by 집샤

딸아, 아빠는 너에게 이런 말을 하지 않을 줄 알았다. 하지만 일단 공부는 해야 한다.


좋은 대학에 가고자 하는 공부는, 재능 없이 태어난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가장 공평한 게임이다.


그저 공부의 정의와 망각 곡선이란 개념만 알고 공부를 시작해, 그것을 실천하는 복습만 제대로 하면 얼추 괜찮은 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


공부를 못하는 이유는 재능이 없거나 머리가 나빠서가 아니다.


공부를 못한다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잘 모르는 것은 피해서 아예 하지 않았거나, 이미 아는 것만 붙들고 예쁜 공책에 옮겨 적는 ‘공부 놀이’만 했기 때문에 그런 거지, 머리가 나쁘거나 재능이 없어서 공부를 못한 게 아니다.


그러니까 핑계 대지 마라.


어쨌든 단순하게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모르는 것을 마주하거나, 분명히 공부했는데 잘 생각이 나지 않는 부분을 자꾸 기억해 내려고 머리를 굴려대는, 그 고통스러운 순간에 익숙해져야만 한다.


왜냐면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 그것을 너는 수천수만 번, 아주 지겹도록 반복해야 할 테니까.


잘 기억나지 않는 걸 포기하지 않고 계속 떠올리려 애쓰는 짓과, 잘 모르는 것을 쳐다보고 있는 짓.


이런 짓거리들을 압도적으로, 아주 많이 경험해야 한다는 뜻이다.


너와 아빠처럼 우리 인간은 누구나 할 거 없이 잘 기억나지 않는 것을 기억해 내려는 것과 잘 모르는 것을 가만히 쳐다보고 있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그래서 보통 잘 기억나지 않는 것을 기억해 내려고 에너지를 쓰려하지 않으며 그것을 항상 피하려고 한다.


당연하다, 그게 편하니까.


그리고 자기가 잘 아는 것만 반복하면서 아까운 시간을 버리기도 한다.


반평생 이상 아빠가 그랬듯이 말이다.


너에게 어려운 문제를 만나고 모르는 영역으로 직접 걸어 들어가는 것을 즐기라고는 하지 않겠다. 그런 짓들을 끝내 능숙하게 잘 해내라고도 하지 않겠다.


그저 그런 상태가 언제 너를 찾아와도 그것을 어떻게든 견뎌내고, 결국 그것에 익숙해지는 걸 목표로 하자.


어떤 고통이든 비겁하게 피하지 않고 불편해도 받아들이며, 그것이 생각보다 두렵거나 아프지 않을 때까지 반복하는 것. 그것이 아빠가 알고 있는, 어떤 일에 익숙해지는 유일한 방법이다.


결국 네가 좋아하고 재밌게 할 수 있는 일조차도 반드시 모르는 영역, 고통스럽고 불편한 구간에 부딪히게 된다. 그리고 아무리 재능이 있는 사람이라도 이런 지점들을 이겨내지 못해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까 좋아하는 일, 재밌는 일을 찾아 놓고도 소중한 기회를 너 스스로 포기하게 되는 일이 없도록, 이렇게 아빠는 너를 달달 볶아야 할 사명이 분명하게 있다.


잘 모르는 것을 비겁게 피하지 않는 용맹한 태도를 갖춰라.


반드시 정답을 찾아내고 맞혀내는 사람이 아니라, 정답을 찾아가는 그 고통스러운 과정에 익숙해져서, 기어이 그 순간을 몇 번이든 견뎌내고야 마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이래도 공부가 하기 싫다고 말 같지도 않은 멍멍 소리를 늘어놓는다면,


지금 네가 쓰고 있는 그 아이폰이, 아빠의 돈이 들어간 너의 마지막 아이폰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