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나쁜 책은 없다
인생 책을 찾고자 헤매는 사람들은 언제, 어디에나 있습니다. 제 주변에서도 책 추천을 부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남들이 좋다고 하는 책을 백날 읽어도, 이걸 모르면 소용없다’입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인생 책을 찾는 방법을 알게 되었고, 최근에 황농문 선생님의 '몰입'이라는 책을 읽으면서도 그 방법에 대해 다시 한번 상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인생 책을 찾는 비결은 단순합니다. 꿈을 꿀 정도로 특정 주제에 몰입한 상태로 독서하는 습관을 가지면 됩니다. 예를 들어, 저는 '삼국지'를 읽고 원치 않는 이별을 거진, 전부 피할 수 있었습니다.
삼국지를 읽지 않으신 분들도 와신상담이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와신상담이란 자신의 몸을 괴롭히면서까지 원한을 잊지 않는 지독한 모습을 나타낸 것인데, 삼국지에 나오는 유명한 일화 중 하나입니다.
일화의 내용은 자신의 부모를 죽인 원수에게 복수하기 위해 수년 동안 고통을 참고 목표를 이루는 내용입니다. 원수를 잊지 않기 위해서 매일 밤나무덩어리를 깔고 잠을 자고, 곰의 쓸개를 핥아 그 미움과 원한을 잊지 않으려 했다는 것이죠.
저는 삼국지를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까지 3 회독을 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삼국지라는 책을 연애와 연결 지을 생각조차 하지 않겠지만, 저는 와신상담 일화를 보면서 재회 필살기를 얻어냈죠.
저는 이성과 연애에 미쳐서 살던 놈이었기 때문에, '와신상담' 일화를 보고 다음과 같이 생각했습니다.
‘니체도 인간이 망각 마니아라고 했다. 그럼 굳이 이렇게 곰쓸개까지 빨아대는 것은 단순히 분노를 증폭시키기만을 위함이 아니라, 스스로 그 일을 망각해서 혹여나 상대를 용서하거나 지금 타오르는 분노가 식을까 봐 두려웠을 수도 있다.’고 말이죠.
그렇다면 ‘싸워서 헤어진 여자친구가 지금은 나를 증오해도 결국 그 감정을 완전히 망각하게 될 확률이 높겠네? 나를 떠올리며 곰쓸개까진 핥지 않을 테니까’라는 생각으로 귀결되었습니다.
이런 생각과 고찰을 통해, 저는 평생 100명에 가까운 여자들을 만나면서 원치 않는 이별을 단 한 번밖에 겪지 않았습니다.
재회를 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미 상대방이 자신을 싫어하는 감정을 품게 되었다는 것을 잊곤 합니다. 그래서 상대방에게 계속 연락을 하고 그 한 번의 연락으로 모든 상황을 바꾸려고 쓸데없는 노력을 하죠.
하지만, 재회를 할 때 가장 쉽게 실행할 수 있는 스킬이 상대방에게 망각의 시간을 주는 것입니다.
헤어진 다음날
본인: "밥 먹었어?"
상대: "연락하지 마."
본인: “응, 알았어.”
…
일주일 뒤
본인: "점심 먹었어?"
상대: "연락하지 말라고 했잖아.”
본인: "응, 알겠어”
…
한 달 뒤
본인: "밥 먹었어?"
상대: "장난해? 내가 진짜 차단해야 해? 다신 연락하지 마.”
본인: "알았다.”
…
2개월 뒤
본인: "점심 먹었어?”
상대: "응ㅋㅋ”
본인: "뭐 먹었어~?”
상대: “제육 ㅋㅋ"
본인: "그럼, 저녁에는 같이 파스타 먹을까?"
상대: "아, 음.. 몇 시에 올 건데?"
…
인생 책을 보다 쉽게 찾으려면 단순히 남들이 좋다고 하는 책을 추천받고 그것을 읽는 것보다 효율적인 방법이 있습니다. 그저 자신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에 대해서 몰입하고 ‘세상에 나쁜 책은 없다’라는 말이 있듯이, 전혀 관심이 없는 다른 분야의 책을 적극적으로 읽어보는 것이죠.
(참고로 저는 삼국지를 세 번이나 읽었지만, 재미있어서 본 게 아니라 여자 생각을 하지 않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했을 뿐입니다.)
그리고 재회를 쉽게 하기 위해서는 골든 타임, 좋은 문장의 카톡 혹은 마법 같이 상대방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말에 집착하는 게 아니라 인간의 본성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짧게 가공된 예시를 들었지만 이 또한, 연애 및 재회에 몰입 중인 누군가에는 꽤나 유용한 통찰을 가져다줄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