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매함의 비밀
행복한 연애가 반드시 돈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보다 즐겁게 하려면 돈이 많으면 분명히 좋은 점이 차고 넘친다. 고로 안철수 씨 같은 때부자가 되는 것은 연애 중독인 나 같은 사람에겐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나는 블로그, 마케팅, 상품 판매 및 가입 유도, 상담, 사업 등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 투자도 열심히 하고 있다. 사람 수명보다 직업 수명이 짧은 현시대를 살아가면서 아직도 투자가 자율적인 선택의 영역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90세가 되어서도 면접을 보러 다녀야 할 것이다.
투자 시장에서 산전수전을 겪으며 관찰한 결과, 나처럼 머리가 나쁜 사람 입장에서 안철수 씨가 부자인 이유를 설명하려고 하면 다음과 같은 답밖에 낼 수 없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와 같은 애매한 입장을 취하는 게 언제나 기저에 깔려있는, 그런 사고방식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에 일가견을 보이며 부자가 된 것이다.
모두가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이야기지만 투자는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것은 100% 맞는 말이다. 그래서 일반인은 투자로 돈을 벌 수 없다는 멍청한 사고방식을 장착하곤 한다.
하지만 이건 돈을 벌고 싶어 하면서 그때는 왜 귀에 걸어야 했는지, 지금은 왜 코에 걸어야 하는지 공부하기 귀찮거나 ‘확실한 것’만 쫓는 빈자들의 사고방식이다.
투자로 의미 있는 수익을 거두려면 ‘애매한 것'에 배팅하고 그걸 어떤 방식으로든 해쳐 나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아예 인지조차 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건 ‘운동하기 싫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싶은데 살도 빼고 싶어요’라고 하는 것과 하나도 다를 게 없다.
현재 자신의 몸뚱이 및 재정 상태는 확실한 것만 쫓아서 벌어진 ‘현상’이자 ‘결과’다. 자신이 손수, 정성스레, 직접 입력한 결괏값이란 이야기다.
확실하게 살이 찌는 치킨이랑 면 요리를 그렇게 양껏 먹어대고, 확실하게 보장되는 예금 저축만 죽어라 해서 벌어진 현상이라는 것이다.
지금 몸뚱이 군데군데가 아프고 거울을 봤을 때 한숨이 나온다면 건강을 개선하고 몸매를 아름답게 가꿔주는 음식들을 '나한테는 좋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어’라고 생각하며 애매하게 치부하고 하찮게 생각해서 챙겨 먹지 않은 결과다.
지금 통장 잔고가 우울하다면 수십 년 전 애매한 강남땅과 아파트 혹은 비트코인을 사두지 않아서, 여러 차례 반복된 금융 위기 시절, 자산 가격이 폭락하는 애매한 상황에서 아무것도 사들이지 않았기에 벌어진 현상이다.
줄곧 합리적인 척하면서 확실한 것만 쫓은 처참한 결과를 지금 당장 되돌아보라.
나의 비즈니스 철칙은 ‘저는 확실한 것만 추구해요!’, ‘제가 성질이 좀 급해서!’라는 말을 입에 담는 사람을 상종하지 않는 것이다.
보통 이런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은 이걸 매우 의기양양하게 뱉어대는 경향이 있는데, 나는 그것이 두세 번 반복되면 ‘그거 혹시 자랑이에요?’라고 반드시 물어본다.
성질은 우리 집에 있는 귀여운 강아지도 급하다. 그러므로 그딴 말은 자랑이 될 수도, 본인의 아이덴티티도 될 수 없다.
현재 자신이 호기롭게 투자 시장에 들어왔지만 상당한 곤욕을 치르고 있다면 항시 느긋하고 여유로우며 애매한 말을 늘어놓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에 대해 진지한 고찰이 필요하다.
투자는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파악해 가며 10년, 20년, 30년, 그 이상의 세월이 흘러도 끝까지 ‘시장에서 살아남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게임이니까.
확실한 것만 쫓다간 가위바위보에서 열 번을 연속해서 승리해도 마지막 단 한 번의 패배에서 손모가지 양쪽이 전부 날아갈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