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너"의 '나'가 맞는 첫 하루
아득한 어둠 속 수억의 별이 명멸할 때 여린 생명 하나 밀어 올리려 기꺼이 길을 내어준 간절한 눈망울 있었다. 그들이 건네준 마지막 온기가 내 맥박에 흘러 비로소 나는 한 사람의 숨결로 깨어났다.
내가 딛고 선 이 자리는 못다 핀 수억의 눈빛이 그토록 바랐던 내일이며, 내 안에 깃든 이 삶은 무수한 꿈이 응축되어 피어난 고요한 승전보다.
보아라, 뒤따를 삼백예순 넷을 이끌고 가장 먼저 지평선을 연 정결한 이 아침을. 아무도 밟지 않은 새벽의 설원(雪原)은 남겨진 날들의 길을 비추려 스스로 태우는 등불이다.
오늘 이 첫울음을 허투루 흘려보내기엔 남은 시간들이 너무나 눈부시고 내 이름 석 자에 새겨진 사명이 이토록 깊다.
나는 오늘, 나를 살게 한 이들의 소망까지 품고 가장 먼저 눈을 뜬 태양 아래 겸허히 선다. 살아남은 자의 부채감이 아닌, 살아있는 자의 긍지로 내게 허락된 이 길 위에 가장 선명한 빛의 궤적을 남기겠다.
새해 첫날 눈이 왔으면 했는데요...
작가님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