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레 찾아온 너
벌써 겨울인가 봅니다.
예고도 없이 찾아온 이 차가운 계절을 좋아합니다.
겨울 냄새를 좋아하고 겨울의 감성을 좋아하고 겨울의 차가움을 좋아하는 저도, 갑작스러운 등장에 놀랐지만 화들짝 놀라면 달아날까 온몸을 바들바들 떨면서 태연한 척 인사를 건넵니다. 작년과 똑같이 반겨달라며 차갑게 뺨을 어루만지는 녀석을 평소 같았으면 기다렸다는 듯이 환한 미소로 반겼겠지만 이번 겨울은 혼자만의계절이 아니었기에 마냥 즐겁게 반기지는 못할 거 같아서 괜스레 겨울에게 미안해집니다.
겨울아 너무 춥게 다가오면 추위를 잘 타는 그 사람이 감기에 걸릴 수도 있으니 조금은 따뜻하게 다가와주렴.
겨울아 이번 너의 계절은 눈송이도 함께 내려 하늘을 보며 길을 걷다 우연히 마주칠 수 있도록 눈도 마음껏 내려주렴.
좋아하는 계절을 마냥 좋아할 수 없게 만든 그대가 참 밉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