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보다 일상이 나를 살린다
요즘 들어 쉬는 게 오히려 불안할 때가 있다.
주말 아침, 알람이 울리지 않아도 눈이 떠지고,
괜히 이메일과 한 번 더 확인한다.
한때는 ‘휴식’이 꿈이었는데, 막상 그 휴식이 주어지면 허무하다.
마음 한켠이 “이래도 괜찮은 걸까?”라며 나를 채근한다.
놀고 있는데도, 뭔가를 잃어버린 것 같은 기분이 든다.
40대가 되면 삶의 속도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바쁘게 돌아간다.
회의와 보고, 아이들 숙제, 부모님 돌봄까지.
하루를 버티는 게 전쟁 같지만,
그 속에서 이상하게도 ‘살아있다’는 감각이 생긴다.
누군가 나를 필요로 한다는 것,
내가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건
내 존재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증거다.
그게 때로는 피곤함보다 더 큰 위로가 된다.
물론 번아웃이 찾아올 때도 있다.
하지만 그 피로감조차도
‘나는 여전히 쓰이는 사람’이라는 증거처럼 느껴진다.
바쁘다는 건, 여전히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다.
일이 나를 잠식하는 게 아니라,
어쩌면 일이 나를 지탱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적당히 바쁜 하루’를 원한다.
너무 놀지도, 너무 지치지도 않게.
그 사이 어딘가에서, 나는 내 삶을 계속 써 내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