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근무하게 된 강남가도는 숙소에서 거리가 있어 자전거 출퇴근이 불가능하다. 매번 동료의 도움을 받아 출근하는데, 그 고마움에 항상 미안한 마음이 든다. 또 우리 행정관서와 달리 린하이시의 행정 부서가 한곳에 모여 있지 않아, 중국 지방정부의 전반적인 업무를 파악하는 데도 어려움이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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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과 휴일에는 현지인 초청으로 인근 지역의 체험 활동, 식사, 영화관람 등을 하며 자연스럽게 유대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린하이시 근교에선 지역 역사와 지질 탐방을 통해 중국의 깊은 문화와 역사를 몸소 체험하는 중이다. 또한 현지 TV 프로그램 시청을 통해 중국어를 익히고 있다.
6월부터 근무한 강남가도(江南街道)는 임해시 5개 가도 중 하나로, 우리로 치면 조금 큰 행정복지센터 역할을 한다. 인구 약 2만 5천명, 37개 행정촌과 1개 사구로 구성돼 있으며, 공산당원은 약 1,000명이다. 사무실에는 정직원 40명, 임시직 40명 등 80여 명이 근무하며, 내가 속한 조직부는 공산당원 교육과 관리가 주요 업무다.
공산당원은 직업과 소득에 따라 매달 일부의 당비를 은행에 납부하며, 이를 사무실에서 확인한다.
7월 1일은 중국 공산당 창립 95주년을 기념하는 ‘건당절’이다. 1921년 창당 후 격동의 역사 속 모택동 시대를 거쳐 오늘날 세계 2위 경제대국이 된 중국의 역사는 공산당의 역할과 깊이 연결돼 있다.
강남가도 조직부에서는 생활이 어려운 고령 당원들에게 건당절 기념으로 생활곤란 위문금을 현금 800위엔 정도를 나누어 주고 있다. 당비를 통해 이렇게 다시 사회복지로 환원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37개 행정촌에는 주민대표인 촌장과 촌서기가 있는데, 촌서기가 서열이 높다. 촌장은 당원이 아니어도 되지만, 촌서기는 반드시 공산당원이어야 하며, 공산당회의에서 선출된다. 이들은 월급 약 2,000위엔(36만원)과 성과에 따라 최대 3만 위엔(500만원 상당)의 지도장려금을 받는다.
35세 최연소 촌장이 지역의 철도역 신설 등 지역 발전을 위해 힘쓰는 모습을 보며, 우리의 이장 제도와 닮은 점이 많음을 느꼈다.
중국 전체 공산당원은 약 8,800만 명, 전체 성인 인구의 9%에 불과하지만, 억대 연봉자의 2/3가 공산당원이라는 점은 공산당 활동의 사회적 가치와 영향력을 잘 보여주는것 같다
최근 강남가도와 전국에서 가장 중점 핵심 과제는 시진핑 주석이 주도하는 ‘사회주의 사상 강화 운동’이다. ‘당장 필사 운동’이라고도 불리며, 공산당원의 의무인 당장(당헌·당규)을 매일 일정 분량씩 손으로 써서 암기, 시험, 발표하는 강도 높은 작업이다.
직원들도 “힘들다”고 토로하는 경우가 있는것 보면 이는 8,800만 명에 달하는 공산당원의 자격을 엄정하게 관리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사무실의 임시직 친구는 명문 남경대 출신 공무원 시험 준비생이다. 중국 공무원 시험은 반드시 대학 졸업자가 응시할 수 있어 한국과 다르다. 경쟁률은 20:1에서 50:1에 달한다. 임시직 월급은 약 2,000위엔, 정식 공무원은 약 5,000위엔이다.
6월 9일은 중국 전통 명절 단오절로, 애국시인 굴원을 기리는 날이다. 찹쌀로 만든 쫑즈를 먹고, 용선 경주를 벌이는 풍습이 전해진다.
출장 중 방문한 금화여중은 중국의 승무원 양성 전문 학교다. 비싼 학비에도 불구하고 입학 경쟁이 치열하며, 키·체중·외모 등이 면접 중요 요소였다. 승무원은 중국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은 직업 중 하나다.
주말에는 이곳에서 가까운 온주시 낙청현의 안탕산을 고속열차로 방문했다. 입장료가 다소 비쌌지만, 1억 2,800만 년 전 만들어진 지질 유산이 펼쳐져 있어 역사와 자연의 깊이를 느낄 수 있었다.
린하이시에서의 일상은 늘 새로운 경험과 문화 충격의 연속이다. 강남가도라는 작은 공간에서 공산당 조직의 치밀한 시스템과 사람들의 삶, 그리고 중국 사회의 빠른 변화 속에 젖어 들고 있다. 앞으로도 이곳에서 배우고 느끼는 것들을 계속 기록하며, 우리 지역에 도움이 되는 통찰로 발전시키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