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 4일부터 5일까지 항주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는 중국 대륙의 넓은 스케일과 사회주의 국가의 치밀한 관리 체계를 생생히 느끼게 한 행사였다. 중국 정부는 정상회의 기간인 9월 1일부터 7일까지 항주를 집단 휴가 기간으로 지정하고, 시민들에게 여행 경비를 지급해 외부로 나가도록 독려했다.
실제로 정상회의 기간 동안 항주 도심은 교통 통제와 보안 강화 조치로 인해 시민들의 일상에 큰 불편을 줬다. 식료품점과 음식점도 식자재 수급 문제로 대부분 문을 닫았고, 마트와 상점들은 사재기 현상으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항주 전역에 1급 경계령이 내려 주요 도로가 차단되고 검문소가 설치되었으며, 공장 가동과 택배 운송도 중단되었다. 사업 손실에 대한 보상은 없었지만 아무도 불평을 터트리지 않았다.
정상회의가 끝나자 항주로 향했는데, 무장 경찰의 신분증 검사가 세 차례나 있었고, 도심 곳곳에는 총을 든 무장 군인이 배치돼 있었다. 대부분 상점은 여전히 휴업 중이었는데, 서울보다 훨씬 규모가 큰 대도시 전체가 문을 닫고 거리 통제를 하는 모습을 접하며 대륙 국가의 대범함을 실감했다.
그럼에도 정상회의 종료 후 거리는 깨끗했고, 공공장소에는 깔끔한 조경과 꽃이 만발해 있었다. 항주 지하철과 공공자전거는 모두 새것으로 교체되어 막대한 예산과 준비가 얼마나 치밀하게 이뤄졌는지 느낄 수 있었다.
이번 보안 강화는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의 테러 가능성에 대비한 것이었으며, 특히 신장에서 독립을 주장하는 위구르 분리주의자 일부가 위험 인물로 지목된 바 있었다. 다행히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테러 사태 없이 잘 마무리되었다.
9월 8일 이곳의 인사 이동이 단행되었으나 다행히도 우리 부서는 변동이 없었다. 다만 아는지인이 승진 명단에 올랐다. 현지 직원들은 승진에 공산당원 여부가 직접적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하지만, 승진자 대부분은 공산당원이라 사실상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였다,
9월 10일부터는 시진핑 주석의 강력한 부패 척결 운동 일환으로 지방정부 공용차량 개혁이 시행되었다. 의전용 차량과 특수차량을 제외한 대부분의 공용차량 사용이 금지돼 차량 반납과 함께 운전직 공무원의 계약 해지 조치가 이어졌다.
중국에서는 중앙정부의 부패 척결 명령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어, 운전직 공무원이 갑자기 일자리를 잃는 일이 현실이 되었다. 우리나라 기준으로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 안타까움을 느꼈다. 여기 직원은 투잡으로 의류점을 운영해 다행히 영향이 없었으나, 타 부서 운전직은 이일이 유일한 생계 수단인 경우가 많아 충격이 컸다.
공용차량 폐지 대신 일정 금액의 교통비를 지원한다고 하지만, 중국 정부의 강력한 통제력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
9월 중순, 태풍 ‘말라카스’가 한반도보다 더 심한 폭우를 몰고 오며 임해 시내가 물에 잠겼다. 교통이 전면 통제되고 영호는 범람해 진입이 불가능했으며, 여러 시설물이 피해를 입어 복구가 시급했다.
개인적으로 처음 경험하는 태풍과 대홍수 상황에 놀라고 두려웠다. 창문이 깨질 듯한 강풍과 도로가 순식간에 물바다가 되는 광경은 한국에서만 살아온 내게 생생한 충격이었다. 고속도로는 폐쇄되고 산은 입산 통제되면서 지인 방문과 근교 견학 계획이 무산됐다. 직원들도 중추절 기간 내내 비상근무를 하며 고생했다.
이번 G20 정상회의와 태풍 피해 현장은 중국이라는 거대한 대륙 국가가 가진 압도적인 스케일과 사회주의 체제의 강력한 통제가 무엇인지 몸소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