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 산다는 이유로 받은 선물.

아름답다는 말을 백 번 해도 부족한 호주.

by 에린남



남편은 호주를 떠나게 된다면 유일하게 '바다'가 그리울 것 같다고 말했다. 나도 남편의 말에 동의한다. 호주의 바다는 그만큼 멋지니까. 시드니 바닷가 근처의 집들의 집값이 높은 것을 보면, 시드니에 사는 많은 사람들이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sydney2.jpg Watsons Bay로 가는 페리 위에서


호주의 바다는 아름답다. 발길이 이어지는 곳마다 해가 비추고, 적당한 바람이 불고, 사람들의 기분 좋은 웃음소리가 가득하다. 물 공포증이 있던 나는 호주에서 바다를 좋아하게 됐다. 여름이 가까워지면 바닷가에 놀러 갈 생각에 설레지는 것이 그 증거다.


watsonsbay1.jpg Watsons Bay에 있는 공원. 공원이라고 하기엔 그냥 나무와 잔디가 전부인 곳이지만..


바다뿐일까. 넓은 공원에만 가도 눈길이 닿는 곳마다 멋진 풍경이 가득하다. 사람들은 자유롭게 잔디 위에 둘러앉고, 이 곳에 나무들은 도시개발로 심어진 나무들과 다르게, 다양한 종류의 나무들이 아무렇게나 솟아나 있다. 거기에 멋진 그늘까지 선물해 준다. 그늘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기에 딱 좋게 말이다.


watsonsbay2.jpg 누워서 하늘을 바라보면 나무가 '빼꼼'하고 나를 마중한다.


호주의 풍경은 내가 가진 것들 중 가장 과분한 것이 아닐까 싶다. 가졌다고 말하지만 사실 내 것이 아니다. 단지 이 곳에 산다는 이유로, 값을 매길 수 없을 만큼 비싼 선물을 받은 것이다. 언젠가 다시 돌려줘야 할, 절대 가질 수 없는 것. 하지만 마음에는 아주 오랫동안 남아, 나를 따뜻하게 해 줄 선물. 나는 이 선물을 펑펑 누릴 것이다. 뒤늦게 후회하지 않도록.


watsonsbay0.jpg Watsons Bay 공원에서 바다 건너 시드니 시티가 보인다.
sydneybeach_e.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