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8일 / D-7
나는 오늘도 선물 공장에서 일한다. 일정이 미뤄진 만큼 만들어야 할 선물의 양도 밀려있어서 끊임없이 선물을 만들어야 했다. 모든 엘프들은 한 마음으로 쉬는 시간까지 반납하며 일했다. 나도 점점 몸이 힘들어져갔지만 충분히 견딜 수 있었다. 이번 크리스마스가 나에게 오래도록 추억할 만한 특별한 경험을 선물해줬기 때문이었다.
우리가 바빠진 만큼 선물 포장 부서도 덩달아 바빠지기 시작했다. 선물 포장 부서는 선물공장에 함께 위치하고 있다. 완성된 선물들은 레일을 타고 선물 포장 부서로 이동되고 엘프들은 선물을 하나하나 포장한다. 선물공장이 늦게 가동되어 선물 전달에 차질이 생길까 걱정하던 엘프들은 자원해서 선물포장 부서로 이동해서 업무를 나누려고 했지만, 선물 포장 부서의 대장은 이를 거부했다. "걱정하지 말라고 우리는 끄떡없어!”라고 말하면서.
사실 걱정을 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 걱정되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 걱정은 선물 포장 엘프들을 과소평가한 것이다. 선물 포장 부서에서 일하는 엘프들은 대부분 선물 포장 베테랑들이다. 오랫동안 한 가지 일만 해 온 장인들이라 밀려오는 선물쯤은 눈을 감고도 다 포장해낼 정도로 실력자들이다. 선물의 크기나 모양을 보고 포장지를 잘라낸다. 눈대중으로 대충 훑었는데도 남지도 모자라지도 않을 만큼의 포장지가 만들어지는데 정말 장인이 아니고서는 하기 힘든 일이었다. 마지막으로 리본까지 예쁘게 달아주고 리본의 끝을 깔끔하게 잘라내는 것까지가 그들의 일이다. 그들이 포장하는 모습을 보면 꽤나 전문적이고 예술적이기까지 해서 반하지 않고는 못 배긴다. 그들은 언제나 자신감이 너, 완벽하기까지 했다. 나도 그들의 모습을 보고 멋진 카리스마를 본받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도 언젠가는 그렇게 되겠지?
From Elf
12월 18일
글/그림 에린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