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느낌일까요? 선물 받는 기분요. 당연히 기쁘겠죠

12월 21일 / D-4

by 에린남


선물 공장이 막바지 업무로 분주하다. 오늘 하루만 무리해서 일한다면 선물 배달 일정에는 차질이 없을 것 같아 모두가 힘내서 일하고 있다. 오늘은 인기스타 엘프와 한 팀이 되어 일을 하게 되었다. 막 인기스타가 됐을 때와는 인기가 약간은 사그라들었지만 여전히 인기스타다. 우리가 한 팀이 되어 일하는 모습을 본 다른 엘프들은 "인기스타 팀이다!”라며 농담을 하기도 했다. 관심받지 못했던 예전과 다르게 끊임없이 엘프들에게 관심을 받을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 관심받는 이 순간을 나는 즐기고 있다.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시간이 흐르고 점심시간이 되었다. 오늘따라 점심시간을 알리는 벨소리가 반갑다. 벨소리가 반가운 것은 나뿐만이 아니었던 것 같다. 벨소리를 듣자마자 인기스타 엘프의 표정이 달라진 것을 보면 말이다. 우리는 식당으로 갔다. “오늘 점심 메뉴는 뭘까요? 맛있는 거면 좋겠어요!” 인기스타 엘프가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배가 많이 고팠던 나는 뭐가 나오든 간에 두 그릇을 먹겠다고 다짐했다. 식당에 들어선 순간 향긋한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오늘 메뉴는... 킁킁 치킨이다!” 식당 안에 고소하고 달콤한 냄새가 가득 퍼져있었다. “오늘 여기 있는 치킨 제가 다 먹을 거예요.” 결연한 표정의 인기스타 엘프는 자신의 그릇에다가 치킨을 가득 담았다. 나도 질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인기스타 엘프보다 더 듬뿍 치킨을 담고 각종 양념까지 담아서 빈자리로 왔다. “잘 먹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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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말없이 치킨을 흡입했다. 그러다 슬슬 배가 찼는지 인기스타 엘프가 먼저 말을 걸어왔다.

"그때 그 부부 말이에요. 산타에게 어떤 선물을 받고 싶다고 했을까요?”

“그러게. 나도 가끔 궁금해. 그때 처음 발견했을 때 편지라도 읽어봤으면 알았을 텐데.”

“저도 왜 그걸 읽지 않았을까 너무 아쉬워요.”

“산타가 우리에게 말해주지 않는 걸 보면, 비밀스러운 것일지도 몰라. 말하기 힘든..”

갑자기 눈치를 살피던 인기스타 엘프가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뭔가 은밀한 걸까요? 총이나 마약 같은..? 어쩌지 그런 건 여기서 만들지 못하는데”

“걱정 마 절대 그런 건 아닐 테니까."




어느새 배가 불렀다. 생각 같아서는 두 그릇 가득 치킨을 먹고 싶었지만 해내지 못했다. 욕심 껏 가져온 한 그릇도 어렵게 비웠다. 그릇을 반납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 뒤를 쫄레 쫄레 인기스타 엘프가 따라왔다. 그러더니 내게 말했다. “선배는 받고 싶은 선물 없어요?” 인기스타 엘프의 말에 마음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오랫동안 선물을 만들었지만 정작 어떤 선물이 받고 싶은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받아 본 적도 없었고. 나는 되물었다. “너는? 받고 싶은 선물 있어?” 인기스타 엘프가 대답했다. “생각은 해봤죠. 그런데 뭘 받으면 좋을지 모르겠더라고요. 받아본 적이 없어서 그런가. 어떤 느낌일까요? 선물 받는 기분요. 당연히 기쁘겠죠? 우리가 사람들에게 줄 선물을 만들 때처럼 말이에요"







From Elf


12월 21일


글/그림 에린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