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2일 / D -3
오늘따라 산타마을이 분주하다. 썰매를 끄는 6마리의 루돌프 선발을 앞둔 날이기도 하고 산타의 마지막 체력 점검 날이기 때문이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일 년 내내 산타는 쉬지 않고 지독하게 스스로를 관리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가벼운 조깅을 하고 저염식 식단을 먹었으며 편지를 읽으면서 피로해질 수 있는 눈을 위해 하루 한 시간 정도는 넓은 풍경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졌다. 조깅 시간을 빼고도 하루 1시간, 매일 같이 운동했고, 자기 전에는 온 근육을 풀어주는 스트레칭까지 빼놓지 않았다. 매일 같이 반복되는 일상이 지겨울 법도 한데 산타는 지친 내색이 없었다. 자신을 기다리는 수많은 사람들을 위해 이 정도쯤은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크리스마스이브 밤, 그 날 목이 빠지게 자신을 기다릴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꽤나 무거운 중압감으로 다가올 것이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산타는 나약해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물론 엘프들의 도움 없이는 선물을 만드는 일도, 전하는 일도 쉽지 않았다는 것을 잘 알지만, 자신이 아프거나, 지치면 그들의 도움도 물거품이 되는 것을 잘 알기에 더 노력해야 했다. 이 모든 노력의 순간이 단 하루, 크리스마스이브를 위한 거라고 생각하면 너무 한 것 아닌가 라고 생각되기도 한다. 산타의 인생, 산타에게 너무 가혹하다.
산타는 한 번도 우리 앞에서 힘든 내색 한 적이 없었다. 내가 신입 엘프였을 때 “와 산타는 언제나 활기차고 건강한 모습이야”라며 단순히 겉모습만 보고 멋지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몇 번의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나니 산타의 그 활기차고 밝은 겉모습 뒤에는 우리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노력과 책임감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 뒤로 나도 내 자리에서 더 노력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됐다. 이 지구에 산타가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다. 사람들이 알아줄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은 산타를, 우리를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올 쯤에나 떠올리며, 기다린다. 우리를 잊고 사는, 잊어가는 사람들이 많지만 우리는 그들이 우리를 기억하지 않더라도 그들을 위해 선물을 만든다. 언젠가 산타가 말했다.
“사람들이 우리를 잊고 살아도, 잊어가도 괜찮네. 일 년에 한 번이라도 우리를 떠올려주기만 하면 되네. 그거면 충분하네."
From Elf
12월 22일
글/그림 에린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