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3일 / D - 2
선물공장의 가동이 멈췄다. 선물 공장에서 일하던 엘프들을 공장 문을 닫고 마무리 청소를 했다. 그 말은 올해 만들어낼 선물은 다 만들었다는 뜻이고, 그 말은 크리스마스가 얼마 안 남았다는 뜻이었다. 나는 무사히 선물을 만들었다는 사실에 신이 나서 몸을 들썩거렸고, 누군가는 노래를 흥얼거리고 누군가는 이 순간을 기념하겠다며 사진을 찍어댔다. 올해는 선물공장이 며칠씩이나 늦게 가동되면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일정에 맞춰서 모든 선물이 만들어져서 더 뜻깊은 것 같다.
모든 엘프들이 모여 포장까지 완료된 선물들을 산타의 선물 꾸러미에 넣는다. 넣는다고 말하지만 우리가 직접 넣는 것은 아니다. 선물을 레일 위에 하나씩 올려두면 천천히 움직이면서 선물꾸러미에 들어간다. 보기에는 몇 개 들어갈까 말까 한 크기의 선물꾸러미이지만 생각보다 엄청 커서 모든 선물이 들어가고도 남는다. 우리는 레일 위에 옮기고, 선물이 이탈하지 않게 지켜보며 마음속으로 기도를 했다.
모두에게 좋은 선물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서.
어제 여섯 마리의 루돌프가 최종 선발됐다. 선발된 루돌프들은 오늘 깨끗하게 단장을 하게 된다. 루돌프 관리 엘프들은 루돌프들을 깨끗하게 샤워시키고 온몸의 털을 열심히 빗질해줬다. 맛있는 영양식도 먹였고, 낮잠까지 재웠다. 내일 중요한 일을 앞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루돌프들은 꽤나 기분이 좋아 보였다.
어느덧 깜깜한 밤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리허설을 진행한다. 리허설은 산타와 선발된 6마리의 루돌프와 호흡을 맞춰보는 시간이다. 떠나는 시간을 맞춰 미리 연습해보는 과정이다. 루돌프와 산타가 등장했다. 엘프들은 환호했고, 몇몇 엘프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왜 눈물이 나지..” 이상할 것 없다. 저 엘프는 뭔 일만 있다 하면 우는 엘프니까. 내일은 아마 대단한 사건이라도 난 듯이 대성통곡할 거다. 기대해도 좋다.
산타가 썰매에 올라탔다. 자리에 앉아 구석구석 손으로 훑어본다. 산타의 얼굴에 만족하는 미소가 번지니 썰매 정비 엘프들이 그제야 안심이 된 건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웃는다. 서로 격려하기도 한다. 루돌프가 썰매 앞머리에 자리를 잡았고, 엘프들이 루돌프와 썰매를 이었다. 모든 엘프들이 숨죽이는 가운데, 리허설이 시작됐다. 산타가 루돌프들에게 힘차게 신호를 보내자 루돌프들이 한 걸음씩 내딛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한 몸처럼 달리는 것이 낯설었는지 썰매가 잘 나아가지 못했는데, 루돌프들이 점차 발걸음과 서로의 속도를 맞춰나갔다. 산타와 루돌프가 까만 하늘 위를 자유롭게 날았다.
From Elf
12월 23일
글/그림 에린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