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4일 / D - 1
크리스마스이브인 오늘. 모든 엘프가 선물공장 앞으로 모였다. 선물 배달을 앞두고 혹시라도 빠뜨린 선물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아침부터 엘프들은 선물공장, 포장 부서, 산타 꾸러미 주변을 구석구석 살펴보았다. 이렇게 까지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선물을 받지 못한 누군가가 상처 받거나, 올해의 크리스마스를 기억하고 싶어 하지 않는 일이 발생하는걸 아무도 원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우리는 마지막으로 열과 성을 다해서 찾아본다. 덕분에 전에 누군가 잊어버렸다던 귀걸이도 줍고, 주머니 가득 동전도 주었다. 마지막 점검이 끝났다. 이번에도 다행히 빠뜨린 선물이 없는 듯했다. 이제 무사히 선물 배달만 하면 올해의 임무도 끝이다.
어두운 밤이 되었다. 밤하늘의 수많은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다. 이제 곧 산타가 썰매를 타고 사람들에게로 떠날 때가 되었다. 모두가 산타의 중요한 여행을 마중 나왔다. 산타도 깨끗하게 정돈된 산타 복장을 입고 나타났다. 산타는 썰매 근처로 와서 곧장 여섯 마리의 루돌프들에게 다가가 머리를 쓰다듬어준 뒤에 썰매에 올라탔다. 산타가 썰매의 시동을 건 뒤 루돌프들에게 신호를 보냈다. 그러자 루돌프들이 발맞추어 달리기 시작했다. 썰매는 곧 하늘로 날아올랐고 눈앞에서 점점 작아져갔다. 우리는 떠나는 썰매를 보며 두 손을 모아 기도했다. 산타와 루돌프가 무사히 다녀오기를 바라면서.
중요한 배달 업무를 하기 위해 산타가 산타마을을 떠났지만 우리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큰 화면이 있는 극장으로 이동했다. 산타의 선물 배달 장면을 생중계로 보기 위함이었다. 쉬고 싶거나 자고 싶은 엘프는 집으로 돌아가지만, 산타의 배달 상황이 궁금한 엘프들은 모여 선물 배달 생중계를 지켜본다. 올해는 한 부부의 편지가 도착했었다. 그래서인지 모두가 그 부부에 대해서 궁금해했고, 대부분의 엘프들이 생중계를 보기 위해 기다렸다. 부부가 나오면 연락 달라는 엘프들도 있었고, 가까이서 보려고 자리를 맡아달라는 엘프들도 있었다. 인기스타 엘프도 생중계를 보러 왔다. 오늘에서야 말고 궁금증을 풀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다. 어떤 선물을 갖고 싶다고 했을까?
얼마나 지났을까, 산타는 수천 개의 집에 방문해서 선물을 문제없이 전달했다. 그리고 드디어 화제의 부부의 집에 도착했다. 모든 엘프들이 환호했다. 그런데 산타의 움직임이 조금 수상했다. 선물을 들고 있어야 할 손은 빈손이었고, 집안으로 들어선 뒤에는 잠시 두리번거리는 가 싶더니 거침없이 거실에서 자고 있는 부부에게 다가갔다. 그걸 보던 어떤 엘프가 소리쳤다. "저러다가는 부부가 잠에서 깰 것 같아!"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걱정했지만 산타는 전혀 걱정이 없는 듯했다. 산타는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행동을 했다. 갑자기 그 부부를 깨워버렸다. 덕분에 잠에 들었던 부부가 깨어났고 산타와 정확하게 마주했다. 당연하게도 부부는 산타를 보고 놀랐다. 나와 인기스타 엘프를 만났을 때보다도 더 놀란 것 같았다. 부부 앞에 서서 자신을 드러내 보인 산타는 천연덕스럽게 부부에게 다가가 이렇게 말했다.
“Merry Christmas!”
From Elf
12월 24일
글/그림 에린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