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실현은 디지몬이다.
그 중학교 도덕 시간에 배우는 욕구 피라미드 만든 매슬로우가 욕구 피라미드에 대해서 400페이지에 걸쳐서 길게 설명한 책이다. 진짜 철학책 환멸 나게 재미없지만 그래도 끄덕끄덕 하게 되는 부분들도 많다. 자아실현이 도대체 뭔지 알고 싶어서 읽은 책인데, 조금의 힌트는 얻을 수 있는 듯하다.
이 책은 앞부분에 전체 책을 요약한 내용을 정리해뒀는데, 그것만 읽어도 사실 엑기스은 다 읽을 수 있다. (짜증 나는 건 본문 읽고 요약 읽는 것이 좋다고 머리말에 써놨는데, 그 머리말이 요약이 끝나고 나온다... 그게 나으면 요약 전에 써놓지,,)
읽으면서 정말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했다. 뭐 센치 폭발 미래 고민하다가 빌린 책이기도 하고, 나오는 개념들도 너무 어려워서 그랬나 보다. 나 나름대로 책에서 건질만한 것들을 정리했다.
자아실현은 포켓몬이 아니라 디지몬 같은 것이다. 포켓몬처럼 진화하면 끝이 아니다. 디지몬처럼 언제든지 그 전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 자아실현하는 사람들도 먹고살기 위해서 자기 삶의 일부분을 투자해야 한다. 이는 ‘돈을 벌기 위해’ 시간을 쓰는 것뿐만 아니라 진짜 ‘먹고 자는데’ 쓰는 시간들도 포함이다. 그러니 그런 결핍이 사라진 짧은 순간에 자아실현하는 것이다.
자아실현하고 나면 어떤 특성이 생기는가? 물론 자아실현이 인스턴트 팝콘 마냥 한 번에 완성되는 건 아니다. 그 특성들도 서서히 성장하는 거고, 그 성장이 모여서 마치 등산처럼 어느 순간 정상에 도달하는 거다.
그러기 위해 내가 연습해야 할 것 첫 번째,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다. 자아실현한 사람의 첫 번째 특성이다. 처음에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본다는 게 무슨 소리야!!! 싶었다. 사실 아직도 잘 이해가 가진 않지만, 내가 해석한 결론은 “대상 그 자체의 가치를 받아들여라”다. 대상이 가진 가치를 다른 것과 연관시키지 말고, 그냥 그 자체로 받아들여라. 부연 설명하면, 어떤 상황이 닥쳤을 때, 그것이 좋은 상황이든 나쁜 상황이든 그것을 그 자체로 봐라. 그렇게 되면 노을을 볼 때마다 감탄할 수 있고, 문제 상황을 분해&해석&해결할 수 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그렇다. 그 사람을 그 사람 자체로 보기 때문에 뭔가를 바라지 않는다. 때문에 진심 어린 사랑을 할 수 있고, 정말 칼 같은 손절도 할 수 있다. 점잔을 떨 필요도 없고, 아부를 할 필요도 없다.
두 번째는 나의 재능 찾기 및 표현하기다. 이것도 결국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에서 시작한다. 사람마다의 내재적 재능이 있다. 재능은 자기를 사용해달라고 끈질기게 요구한다. 그리고 그 능력을 충분히 사용한 경우에만 이러한 요구가 멈춘다. 재능도 욕구다. 이 욕구는 다른 결핍 욕구(식욕, 수면욕)와는 다르게 양성 피드백으로 작용한다. 하면 할수록 더 잘하고 싶고, 더 쓰고 싶다. 그리고 그 재능은 생각보다 구체적이지 않다. 재능 있는 플루티스트는 사실 클라리넷을 가지고 있어도 똑같이 행복할 수 있다. 이러한 것이 직업이 된다면 금상첨화다. 그러면 일과 놀이가 같은 것이 된다. 사실 이것이 내가 원하는 자아실현이다. 일과 놀이가 같은 것이 되는 것. 아~~ 일하기 싫어~~~
이 책을 읽은 이유는 결국 삶의 본질을 찾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이 책에선 성장의 과정, 그리고 성장의 완성이 그 본질 중 하나라고 한다. 나의 재능이 정확히 뭔지 아직 모르지만, 바로 생각나는 몇 가지들을 더 성장시켜나가는 것, 그리고 완성하는 것이 삶의 목표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는 눈을 키워서, 나의 재능을 부정하지 않고 성장시키고 발현하여 직업과 놀이를 일치시키고 자아실현하는 것. 그 과정에서 오는 성장과 성장의 완성이 삶의 목표 중 하나라는 것이다. 삶의 목표는 즐거움, 행복, 이타심 같은 한 단어로 요약될 수 없다. 행복? 화목한 가정을 꾸리고 풍족하게 사는 것이 행복인가, 내 직업과 놀이가 일치되어 나의 재능이 무한한 양성 피드백 궤도에 오르는 것이 행복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