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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울라 Nov 24. 2021

3분만 참으면 다 괜찮아져

가만히 있어야 빨리 끝나

멍-내가 해봤는데 가만히 있어야 빨리 끝나

냥-*^#%(심한욕)하악


반려동물을 키우다 보면 꼭 해주지 않으면 안 되는 일들이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아이들의

발톱 관리라고 생각한다, 고양이는 스크래쳐에 발톱을 갈아 길이는 조절 가능하지만

엄청나게 뾰족해지기 때문에 같이 사는 식구들에게 조금은 위험하다.

처음 고양이를 길에서 데리고 왔을 때 순화가 되어있지 않아서 저 무시무시한 발톱을 어쩌면 좋을지

몇 날 며칠 고민하기도 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뭐에 씐 건지

"그래, 물리면 병원 가고 할퀴어도 병원 가면 된다"라고 혼자 다짐을 하고는 유튭에서 본 대로

담요로 안아서 첫 발톱을 깎아주었는데 생각보다 너무 가만히 있어주길래 모든 고양이가

이 정도 하는 줄 알았는데 우리 애가 나를 많이 믿고 순한 거였다.


강아지는 산책을 매일 하면 시멘트 바닥에 발톱이 갈려서 길게 자라지 않아 자주 손질해줄 필요는 없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발톱이 자라 바닥에 닿게 되면 관절에 정말 좋지 않다고 한다,

솔직히 나는 고양이 발톱 자르는 거보다 강아지 발톱 자르는 게 더 힘들다..

우리 집 강아지는 예전에 미용 맡겼을 때 발톱을 잘못 잘라줘서 피가 줄줄 났던 기억 때문인지 발톱 자르는 걸 너무 싫어하기 때문에 모든 미용은 집에서 내가 하고 있다.

그래서 발톱만 자르려고 하면 자기는 맹수라며 으르렁거리고 난리다..

그래도 해야 할 건 해야 하기 때문에 난 기죽지 않고 잘라준다.

잘라주면서 내가 항상 가만히 있어야 빨리 끝나지! 를

반복하는데 왠지 고양이가 오고 난 뒤에 그 말을 강아지가 고양이에게 해주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고양이가 발톱을 자르려고 내게 안겨서 버둥대면 앞에서 고양이에게 코 인사를 하고 옆에 앉아있는다

치 꼴에 오빠라고.. 속으로 생각하면서 혼자 감동하기도 하고 찡하기도 하다


언제나 발톱 깎는 건 그들에게 싫은 일이지만 조금만 참으면 별일 아닌 걸 아는 건지

기특하게도 참아주고 있는 게 보여 항상 고마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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