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상에서 가장 평범한 일들
넓은 창 너머로 말도 안 되게 아름다운 한강뷰가 펼쳐진다. 큰 버스와 틀 없는 넓은 창, 깨끗하고 선명한 공기가 완벽하게 서울 관광을 떠나게 한다.
죽었던 뇌를 깨워 내가 이 나라에 떨어진 외국인이라 상상을 시작한다.
템즈 강변을 따라 컨버스를 신고 뒤꿈치가 다 까지도록 걷던 그날의 나처럼.
놀랍도록 아름다고 반짝이는 이 아름다운 나라에서는 무언가 엄청난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만 같다.
저 빛이 다 내 것이 되어 손에 쥘 수 있을 것 같고, 드라마 같은 인연이 나타날 것 같다.
설레던 상상은 쿵 하고 뇌가 죽으며 끝이 났다.
현실로 돌아온 나는 내가 보는 반짝이던 다리에서 시선을 내려 흐릿한 빛을 반사하는 캄캄한 한강물에 사로잡힌다.
고개를 쳐들고 저 너머의 빛들을 보느라 저것들과 나 사이에 얼마나 깊고 넓고 또 차가운 간극이 있는지 몰랐던 것이다.
모나리자 그림을 보던 그 장소가 문득 떠오른다.
작은 그림이 그 거대한 박물관을 대표하지만, 그림을 보호하는 유리벽과 가이드라인과 기웃거리는 수많은 인파에 멀어져서 작은 그림을 더 작아 보이게 한다.
소유하지 못하는 것은 아름답지만
그만큼 허무하고 좌절을 주기도 한다.
사실 내가 가질 수 있는 것은 내 손바닥 안에 겨우 담겨 넘실거리는 한 줌의 한강물이다.
그 안에 겨우 빛을 담아봤자 몽땅 흘러 결국 찬 손만 남겨지겠지.
그저 강을 따라 지나가는 찰나를 눈에 담을 때가 즐겁다.
아름다움을 그저 아름다움으로 느끼며, 작은 상상의 배경이 되어주는 딱 그 정도가 좋다.
윙 울리는 핸드폰 메일 알람에 나는 또다시 절망하지만
내일은 오늘보다 한강의 폭이 좁아지는 상상을 하며
이만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