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상에서 가장 평범한 일들
합격의 기쁨보다도, 퇴사의 아쉬움이, 퇴사의 아쉬움보다도 게으르지 않았던 오늘의 나 자신이, 내 자신에 대한 뿌듯함보다, 내 주변을 둘러싼 사람들과 관계들에 대한 감사와 이별의 속상함이 더 컸다.
관계에 대해 함부로 정의하고 속단하기를 멈추기로 하자.
깊고 진정한 관계에 대해 시기를 정하지도 말 것이다.
그녀가 드디어 만나게 된 나의 진정한 친구라 도장을 찍지도 않을 것이다. 별 거 아닌 상황에서 난 그녀를 밉살스럽게 바라보게 되었으니.
처음 어렵다 생각한 사람이 눈물이 핑 돌며 나에게 편지를 전해주고, 정 주지 않을 거라 다짐한 직장에서 정과 미련을 뚝뚝 흘리며 떠나갔다.
또 보자고 질척 질척 어떻게든 그들 마음에 내 자리를 내 흔적을 남기려고 흙 묻은 손으로 안아봐도, 살면서 훌훌 흙먼지를 털어내며 앞으로 나아가는 우리는 그 흔적이 쉽사리 남지 않을 것을 안다.
그럼에도 말한다. 또 보자고. 고마웠고, 앞으로 더 잘되길 바란다고. 왜냐하면 정말 또 보고 싶고, 고마웠고, 잘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니까.
사실 또 못 본들 어떤가 가끔 밉고 싫었으면 어떠며 잘 되지 못하면 어떠한가.
나는 당신을 웃으며 또 보기를 바란다. 내 마음이 미어지는 것은 이것이 거짓임을 알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또 보자고 말할 사이가 되었기 때문이다.
약속하지 않아도 볼 사이가 아니게 되었으니까.
그렇게 헤어지고서 오늘은 또 보자고 헤어진 다른 사람들을 찾아갔다.
웃으며 반겨주니까 어쩐지 어제의 착착함이 조금은 가벼워졌다. 오랜만에 만나서 서로 안부를 묻고 안아주고 보고 싶었다고 말하며 서로의 부재를 사과하고 이해하고 웃어준다.
왜 인간이 교류하고 행위하는 존재인지 이따금씩 깨닫는다. 짜릿함은 나의 개인적 성취에서, 거대하고 깊은 만족감은 너와의 사이에서 나오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