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고개를 들지 않는 한국인

by 영차영차
기내식1.jpg



일본 출장을 위해

김포->하네다 항공편을 탔습니다


대항항공과 일본항공(JAL) 공동운행편이었어요


갈 때는 일본항공을 탔습니다


2시간 반 거리

큰 항공사다보니

역시 기내식도 나왔고요


체감상

일본인이 한국인보다 많았습니다

일행끼리 사용하는 언어만 봐도

알 수 있었죠



하지만 일단 좌석에 앉은 후에는

누가 한국인이고 누가 일본인인지

구분하기가 어렵습니다


뒷통수만 보이거든요


그랬던 제가

진풍경을 목격하게 됩니다


기내식 시간이었어요


기내식2.jpg


일본스러운 도시락이 나왔습니다


승객들 모두

도시락과 음료를 받고

먹기 시작합니다


스파게티가 떨어질까

고개를 숙여

도시락 쪽으로 입을 가져간 뒤

열심히 입에 스파게티를 넣었습니다


문득 시야에 들어온 사람들이

도시락을 손에 들고

먹는 게 보였습니다


주변을 한 바퀴 쭉 둘러보며

도시락을 입으로 가져왔는지

입을 도시락으로 가져갔는지

살펴봤습니다


제 시야 속

60% 정도는

손으로 도시락을 들고

입 가까이에 댄 채

음식을 먹었습니다


나머지 40%는

고개를 숙여서

입을 도시락 가까이 조정한 후

음식을 먹었죠


이제 국적이 보이시나요?


예외가 있을 수는 있지만

아주 높은 확률로

앞의 60%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일본인,

뒤의 40%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한국인이겠지요


'현대화'라는 명분 하에

전통 예절도

많이 흐려졌다고 생각했습니다


가령 저는 좀 고지식한 편이라

어디서 못배웠다는 소리를 듣기 싫어서

학창시절

젓가락질을 혼자 혹독하게 연습해서

고친 사람입니다


하지만 요새는

젓가락질을 정석대로 하는 사람을 찾기가

더 힘들죠


그럼에도

밥그릇을 들고 먹는 일본의 문화,

밥그릇을 드는 건 예의에 어긋나는 한국의 문화,

'밥그릇 문화'는 유효한가봅니다


저도 종종 예의를 깨고

들고 먹는다고 생각했는데요


이날 제 행동을 보니

내려놓고 먹는 걸 기본으로 생각하고

매우 가끔

너무 흘릴 것 같을 때

들고 먹을 뿐이었습니다


해외를 많이 나가고

다양한 문화를 경험해보면

시야가 넓어진다는 게 무슨 말인지

딱 느꼈습니다


글로 배운 밥그릇 문화의 차이와

직접 눈으로 본 차이는

제게 다가오는 깊이가 다르더군요


해외여행 권태기가 와서

올해는 해외여행을 굳이

안 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앞으론 생각이 바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일단

해외 출장은

최선을 다해서

쟁취하고 싶어졌습니다


더 넓은 시야로

세상을 다채롭게 바라보기 위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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