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시스코 따레가'(Francisco Tárrega, 1852~1909)는 스페인의 유명한 클래식 기타리스트이며 작곡가입니다. 클래식 기타곡으로 유명한 '알람브라 궁전의 추억'(Recuerdos del Alhambra)이 그의 작품이며, 스페인 후기 낭만주의 음악가로 현대 기타의 아버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의 대표곡들 중에서 1892년에 작곡된 '까쁘리초 아라베'(Capricho árabe)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아랍 기상곡"으로번역되는 곡인데, 기상곡을 뜻하는 Capricho는 자유로운 형식의 기교적으로 화려한 곡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이 곡도 매우 아름다운 멜로디를 담고 있지만, 연주 난도는 높은 편입니다. 빈번한 조바꿈과 기교적이며 화려한 연결구간들이 이 곡에 잘 조화가 되고 있는 것도 특징입니다.세계적 클래식기타리스트 '파블로 사인츠'의 연주로 곡을 먼저 감상해 보겠습니다.
이 작품은 '따레가'(Francisco Tárrega)가 스페인 남부의 안달루시아 지방과 북아프리카를 여행하고 온 이후에 영감을 받아 만든 작품입니다. 덧붙여, 그의 다른 작품 중에서 안달루시아 감성과 플라멩코적 느낌을 동시에 담고 있는 곡인"말라게냐"(Malagueña)를 공유합니다.
스페인이 속한 이베리아 반도는 북아프리카에서 건너온 아랍인들(이슬람 무어인)이 과거 약 800년 동안 지배를 해 온 땅이었습니다. 그중에서 안달루시아 지방은 가장 늦게까지 아랍왕국이 남아 있었던 지역이며, 세비야, 코르도바, 그라나다와 같은 도시들이 속한 지방입니다. 따라서, 문화적인 면에서 여러 인종, 언어, 종교, 예술이 공존하였으며, 다른 서유럽 국가와 비교하여 아랍적 요소가 많이 남아 있습니다. 여기에 동방에서 이주해 온 집시들의 문화까지 합쳐지며 플라멩코와 같은 독특한 예술이 탄생되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안달루시아 지방은 다른 문화, 예술에 대한 포용력도 생기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포용력은 이후 안달루시아 출신의 스페인들이 많이 이주한 아메리카 대륙의 중남미 지역에서 스페인, 서아프리카,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음악들이 합쳐지며 라틴음악을 탄생시키는 원동력이 되었다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