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작품설명

by 김주영

저의 단편소설 습작인 '선택'에 대한 시놉시스를 담은 작품설명입니다.


1. 기획의도

좌우의 대립, 보수와 진보의 갈등, 세대 간 생각의 충돌 등은 오늘날도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은 남북의 대립 상황과 더불어 되풀이되고 때로는 더욱 악화되는 것을 볼 때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갈등의 원인과 해결책을 찾아보고자 시작했던 문헌조사를 계속해오면서 구한말 조선시대, 일본 강점기 시절, 해방 후 혼돈시절, 한국전쟁이라는 전무후무한 사건들이 불과 반세기 만에 전개된 결과일 수도 있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또한 2차 대전 이후 생겨난 수많은 신생국들 중에서 이후 경제발전을 이룩한 국가들은 많았지만 우리나라처럼 민주화도 성공한 경우는 많지가 않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었으며 이러한 특징도 우리 사회의 갈등에 영향을 미쳐오고 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문헌조사를 통해 얻게 된 이러한 개인적 깨달음을 소설을 통해 정리해 보고자 하였습니다. 시공간을 광범위하게 설정하기보다는 한국전쟁 동안 부산이 우리나라의 임시 수도였던 점과 해방 후부터 한국전쟁까지의 시간들이 사상적 대립이 심했던 점을 고려하여 한국전쟁 전후의 부산이라는 시공간을 소설의 원형으로 설정을 했습니다. 등장인물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삶과 생각을 보여 주면서 그때 당시의 생각의 대립은 시간을 흘러서 오늘날까지도 이어져 오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나타내려고 하였습니다. 또한, 학생이었던 주인공이 어른으로 되어가는 과정에서 거치는 가치관의 변화가 당시 시대 상황에 영향을 받았지만 본인의 삶을 선택해 나가게 됨을 보여 줌으로써 혼돈스러운 시대 속에서도 우리나라에도 민주주의가 싹트기 시작하고 있었다는 것을 나타내고자 하였습니다.

2. 주요 등장인물

나(환용): 주인공이며, 아버지의 첩의 소생으로 형이 죽자 부산의 본가로 들어가게 됨. 고등학교에 입학하여 학업 중에 발생한 한국전쟁에 학도병으로 참전하여 얻은 경험을 토대로 가치관의 변화가 시작됨. 장 선생과의 만남을 통해 인생의 올바른 선택의 중요성을 깨닫게 됨

아버지 : 주인공의 아버지로, 일제 강점기에 부산으로 와서 자수성가한 사업가로 속정은 있으나 현실주의자임.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먹고사는 문제이며 시대적 상황에 따라 적응이 빠름. 주인공과는 민주주의에 대하여 대립되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음

장 선생 : 언론인(사상계의 운영자), 정치인(국회의원)이었던 실존인물 장준하 선생을 등장시킴. 당시의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올바른 방향을 찾아가고자 하는 인물로 주인공의 인생관에 영향을 미치게 됨

창근이 : 주인공의 고향친구로 부산에서 우연히 만나게 됨. 인쇄소 조판공으로 근무하며 장 선생의 사상계 창간호 조판 업무를 함

당숙 : 일본 강점기 시절에 일본 교토에서 부유하게 살았으나 해방 후에 귀국하여 가세가 기울어졌음. 일본 강점기 시절을 그리워하는 인물임

할아버지 : 구한말 유림이었고 봉건시대의 전통을 고수하고자 하는 인물임

박서방, 운전기사 : 할아버지 세대부터 아버지의 집에 살며 머슴처럼 일을 해 주는 인물들로 할아버지와 더불어 봉건시대의 잔재를 보여 줌

친척들 : 일제 강점기 시절, 해방 후 시간, 한국전쟁의 일련의 고달픈 시간들 속에서 하루하루 생존을 위해 힘겹게 살아가는 인물들로 당시의 민초의 모습을 보여줌


3. 전체 줄거리

여든이 넘은 나이에 가족들과 떠난 부산여행 중에 고서점에 들렀다가 우연히 접한 오래된 잡지를 들고 나는 당시의 시간을 회상하게 된다.

고향에서 어머니와 조용히 살고 있던 나는 배다른 형이 죽고 나서 아들이 없어지자 아버지가 불러 부산의 본가로 들어가게 된다. 부산의 본가에 모여 살고 있는 인물들은 할아버지와 같은 과거 구한말의 봉건시대의 유산을 간직한 분, 아버지처럼 먹고사는 문제가 제일 우선이하고 판단하고 변화는 세상에 현실적으로 빠르게 적응해 가는 분, 당숙처럼 일본 강점기 시절을 그리워하는 분들, 혼란스러운 당시 우리나라 사회에서 하루하루 생존을 하며 힘들게 사는 친척들을 보며 당시 사회의 단면을 나는 볼 수 있었다.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만이 나의 의무라고 생각하며 입학한 경남고등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여 우등생이 된다. 하지만 고등학교 이학년 여름에 발생한 한국전쟁에 나는 학도병으로 참전하게 되었고, 참전 중에 겪었던 경험들로 인해 생각이 깊어지며 가치관이 형성되는 시기로 접어들게 된다. 다시 돌아온 학교에서 공부를 이어나갔고 대학에 입학하게 되지만 당시 사회가 보여주었던 여러 부조리들로 혼자서 정신적 방황을 하게 된다. 하지만 대학에 입학하기 전에 아버지의 소개로 임시로 다닌 출판사에서 장 선생을 만나게 되며 나의 가치관의 혼돈을 가라앉혀 줄 수 있는 정신적 해답을 얻을 수가 있게 되었다. 장 선생이 당시 진행하고 있었던 잡지는 이후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사상계’라는 월간지로서 나는 그 창간호가 나오게 되기까지 장 선생과 함께 일하며 그 역사적 순간을 보게 된다.

다시 과거 회상에서 현실로 돌아온 나는 장 선생과의 만남 이후로 선택했던 내 삶이 순탄하지는 않았지만 방향성 있는 일관된 삶이었다는 점에서 후회를 하지 않았던 인생이라고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