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사귀기 5

19. 네일 케어(nail care)가 필요해!

by 승마표류기

오늘 관리사님에게 꾸중을 들었습니다.

“발굽에 건초가 끼어 있고 등과 엉덩이엔 안장 자국이 있네요. 믿고 빌려 드리는 건데 관리를 이렇게 하면 어떡합니까?”

아차 싶었습니다. 사실 오전에 말을 탄 후 수장을 한다는 것이, 대충 하고 만 것입니다. 핑계지만 아침에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최대한 효율적인 방법을 찾다 보니 이렇게 실수를 하게 되었네요. 발굽에 끼인 이물질을 파는 것도 빼먹고 물로 닦기만 한 채 ‘휘휘’ 넣어 놓았던 것이 사건의 발단입니다. 이런 나쁜 주인 같으니라고. 남들에게 보이는 데만 신경 쓰고 안 보일 것 같은 곳은 대충 손봤음을 인정합니다. 핑계긴 하지만 발굽 밑은 정말 파는 것이 어렵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 게 사실입니다. 또 바닥에 붙어 있어 걸어가지 않는 이상 발굽 밑이 안 보이기 때문에 대충 마무리하고 싶은 유혹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이런 핑계를 대고 있는 제가 너무 부끄럽네요.

발굽을 파기 위해선 말의 한쪽 발을 들고 다른 손으로 파야 하는데 위험하기도 하고 힘들기도 합니다. 그래도 웬만한 말들은 발굽을 파준다고 손으로 들려고 하면 발을 잘 들어줍니다. 자기도 편한 걸 본능적으로 아는 것입니다. 하지만 주인이 귀찮다고 그대로 방치하면 말의 건강을 해칠 수 있습니다. 하루 종일 주인을 태우고 걷고 뛰고 하는 발굽은 관리를 잘해야 합니다. 간혹, 발굽 밑에 상처가 나고 그 자리에 이물질이 낀다면 염증이 생기고 심할 경우 부패하기도 합니다. 염증은 한번 생기면 치료가 어렵고 심해지면 말이 걷지 못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달리는 것을 생명으로 하는 말 입장에선 사형선고나 다름없습니다. 그래서 말에게 제일 중요한 부위가 발굽이라고도 합니다. 사실 발을 한쪽이라도 절기라도 하면 균형에 문제가 생기고 사람을 태우기는 더더욱 어렵습니다.

물론 관리사님이 이렇게 심각하게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기본적인 것을 지키지 않는다면 진정한 프로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다음부터 네일 케어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오랫동안 친구가 되려면 주인 역할보단 집사 역할이 맞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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