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네일 케어(nail care)의 효과!
말은 발가락이 1개뿐입니다. 신기하죠? 그래서 발에 끼우는 신발인 편자 모양을 보면 U자형입니다. 주변에 발가락이 한 개인 동물을 보기란 쉽지가 않죠? 말은 수천만 년에 걸쳐 진화하면서 체구는 점점 커지고, 주행속도는 빨라지는 방향으로 변해왔습니다. 순하디 순한 녀석이라 자신을 노리는 녀석들한테서 잘 도망가려고 해서인 것 같습니다.
아무튼 빠른 속력을 내기 위해 다리는 점점 더 길어졌습니다. 다리 아래쪽의 뼈와 건이 길어지면서 단단해지고, 다리 위쪽 근육은 우람하게 발달했습니다. 하지만 말의 진화에서 가장 특징적인 것은 발가락 수가 감소된 것 입니다. 원래 에오히푸스(Eohipus)라는 약 5000만 년 전에 번성했던 말의 조상은 앞발가락은 4개, 뒷발 가락은 3개였습니다. 그랬던 할아버지적 말들이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면서 이젠 셋째 발가락만 남아 1개로 줄었습니다. 이런 발가락 구조는 빠른 속도를 달릴 수 있고 500kg 이상의 무게도 잘 견딜 수 있도록 완충장치 역할을 충분히 해냅니다. 첨단 신발이라고 해야 할까요? 이렇게 중요한 발이어서 저 같은 집사들은 ‘발굽 파기’ 등 다양한 네일 케어를 수시로 해줘야 합니다. 아무리 명마라고 해도 발이 아프면 달리지 못하겠죠? 예전에 ‘돈 카타니’라는 굉장히 우수한 독일 말을 탄 경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녀석에게도 약점이 있었는데, 바로 발굽이 선천적으로 안 좋은 것이었습니다. 발굽이 세균에 의해 쉽게 부패되기 쉬워 조금만 소홀히 해도 다리를 저는 경우가 발생했습니다. 특히 톱밥이나 펠렛(건조된 나무껍질 등을 압축한 것)을 마방에 편하게 쉬라고 깔아 두는데 이 녀석들이 소변을 그 위에 보기라도 하면 더러워지기 쉽습니다. 더군다나 염증 있는 발로 밟고 있기라도 하면 쉽게 곪는 건 당연하겠죠?
이 말을 제가 처음 배정받은 후 발 관리를 정말 열심히 해줬습니다. 안 그러면 다리가 아파서 며칠 동안 쉬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발굽을 깔끔하게 파는 것은 물론이고 기승 후 깨끗이 씻고 건조한 바닥에 한동안 세워 놓아 충분히 마를 시간을 주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주기적으로 발굽을 소독해 위생적으로 유지하도록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녀석도 나에게 고마워한다는 듯 상태가 나아졌고, 구보 등의 운동을 할 때 좋은 반동과 좋은 컨디션으로 보답했던 기억이 납니다.
발굽 관리는 초보자들이 신경 쓰기 정말 어렵습니다. 마방에 배설물이나 오래된 짚 같은 것이 발굽 사이에 엉겨 붙기 쉽고, 아주 작은 상처라도 있으면 그 틈으로 세균이 침투합니다. 또한 발굽을 보면 알겠지만 깊이 파여 있어 건조하기도 어렵습니다.
하지만 저는 돈 카타니라는 스승 덕분에 발굽 관리를 제대로 배웠습니다. 기승하기 전 발굽을 발굽 파개로 깨끗이 파 주고, 기승 후에도 다시 판 후 물로 닦아주고, 건조한 시멘트 바닥 위에 말을 한동안 묶어 놓는 것을 습관화했습니다. 말이 좋아지는 것은 기승자에게 달려 있습니다. 얼마나 정성을 들이느냐에 따라 천지 차이로 달라질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정성을 쏟으면 쏟을수록 말은 더욱 재밌는 승마로 보답할 것입니다. 이 정도면 저도 집사로 자격이 있는 것이겠죠?
* 조마삭: 말의 몸을 풀어주기 위한 목적으로 7~8m의 조마삭 끈을 말의 두부에 연결해 이 끈을 반경으로 말을 돌리는 것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