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사귀기 11

25. 기억력 나쁜 이들을 위한 요령

by 승마표류기

누군가가 어떤 기술을 가르쳐 주었을 때 잘 기억을 못 하고 반복적으로 틀립니다. 특히 운동은 누군가가 가르침을 주면 몸으로 기억하고 이를 몸으로 이해하고 다시 몸으로 표현해야 합니다. 하지만 저만 그런지 공부할 때 암기능력 하고 운동 기술 배울 때의 암기 능력은 현저히 차이 난다고 생각합니다. 똑같은 실수를 해도 왜 이리 잘 잊어버리는지.. 공부 같으면 메모지나 핸드폰에 적어놓고 커닝이라도 할 텐데 말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제가 사용했던 요령 한 가지를 여러분께 소개하려고 합니다. 기승술에서 공통된 부분을 모아 모아서 저만의 규칙을 만들고 기억하는 겁니다.

말을 수장하기 전 말 앞에 서 있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보통 정면에서 고삐를 좌우로 나눠 잡습니다. 재갈에서 약 20cm 떨어진 지점을 팔꿈치를 편 상태에서 쥐고 있으면 말이 편하게 서 있을 수 있고, 특히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기승자가 쉽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20cm는 다른 데서도 적용됩니다. 말 옆으로 설 때는 말의 목 왼쪽에 서서 재갈*에서 20cm 떨어진 지점을 오른손으로 쥡니다. 이 정도 쥐고 말을 이동시키거나 움직일 때 순간적으로 컨트롤하기 쉽고 관리자의 힘도 잘 전달됩니다.

20cm는 제가 잊기 쉬운 기본 지식들을 습관화하기 위해 나름대로 정한 규칙이니 모든 사람들에게 딱 들어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른 곳에도 20cm가 적용되는데, 우선 말 위에 앉아있을 때 복대를 기준으로 20cm 떨어진 곳에 발이 자연스럽게 내려와서 위치하면 자세가 예쁩니다. 보통 발을 뒤로 살짝 빼도록 말하는데 그 정도가 20cm 정도입니다. 또 찾아볼까요? 고삐를 쥐는 양 주먹 사이도 20cm로 유지하면 너무 벌어져 보이지 않고 이쁩니다. 배꼽에서 고삐를 쥔 주먹까지도 20cm 정도 떨어뜨린다고 생각하면 너무 짧거나 너무 긴 상태로 고삐를 쥐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이런 규칙은 복잡한 동작들을 기억하기 쉽고, 이쁜 승마 자세를 만드는 데도 효과적입니다. 나만의 20cm 미학은 승마를 탈 때 도움이 됩니다. 예전에 광고에서 “비트박스를 하려면 북치기 박치기만 기억하세요. “라는 멘트가 떠오릅니다. 북치기 박치기가 비트박스의 모든 것을 표현해 주진 않겠지만 초보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승마자세에서 20cm를 기억하세요.


* 재갈: 굴레에서 쇠로 된 부분으로 말 입에 물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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