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말과 함께 노니는 즐거움

by 승마표류기

난 작고 사소한 것에서 즐거움을 찾으려 노력하며 승마를 합니다.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랑겔한스 섬의 오후”에서 사용된 소확행(小確幸)이라는 단어가 생각납니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은 많은 해석이 뒤따르지만 개인적으로 이런 작은 목표의 성취에서 오는 만족감은 스포츠를 즐길 때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스포츠가 그렇듯이 하다 보면 자꾸 욕심이 생깁니다. 마음은 선수들처럼 멋진 자세와 능수능란한 기승술•을 목표로 잡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압니다. 보통 선수나 전문가들은 하루에 말을 최소 2~3마리에서 많게는 8마리까지 탑니다. ‘역시 선수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 만큼 엄청난 연습량입니다. 이렇게 피나는 연습 후에야 멋진 자세와 기승술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게 됩니다. 모든 엘리트 스포츠 종목에 종사하는 분들은 이런 과정을 거칩니다. 또한 이들의 목표는 금메달부터 다양한 시합에서의 우승 등 보다 구체적이고 직업적입니다.

승마를 포함한 다양한 스포츠 입문자들은 작은 것에 큰 의미를 두며 즐기라고 하고 싶습니다. 예를 들면 말과 함께 재미있게 노는 것입니다. 가끔 기승을 하면서 평보••로 주변을 돌아보고, 말에게 꽃도 보여주고 나무도 보여줍니다. 또 당근도 먹이고 솔질도 해주기도 합니다. 꼭 말을 타고 멋지게 달리지 않더라도 색다른 즐거움이 있습니다.

사실 말과 함께 하다 보니 원하는 대로 잘 안 되는 날이 많을 수 있습니다. 타는 나의 컨디션뿐만 아니라 말이라는 녀석의 컨디션이 안 좋을 수 있거든요. 이럴 때일수록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가다듬으면 다음에 더 좋은 컨디션으로 즐길 수 있습니다. 말, 사람이 아닌 동물과 함께 하는 운동은 생각지도 못한 곳에 변수도 많지만 반면에 매력이 숨어 있습니다. 거대한 꿈을 꾸기 전에 작은 목표로 하나하나 이뤄가다 보면 언젠가 더 큰 꿈이 이루어진다고 믿습니다. 승마인들이여! 작지만 의미 있는 즐거움을 찾으려고 노력해 봅시다. 언젠가 더 큰 즐거움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 기승술 : 말을 타는 기술

** 평보 : 일반적으로 말이 네 발로 편하게 걷는 것이다. 4절도 운동으로 왼쪽 뒷다리, 왼쪽 앞다리, 오른쪽 뒷다리와 오른쪽 앞다리 순으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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