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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만섭 Sep 03. 2023

아름다운 이별

나는 기꺼이 드넓은 대지위를 방랑하는 헐벗은 나뭇잎이 되고자 한다.


주어진 삶에 감사하면서 세상에 대하여 진솔하고 진지한 태도를

견지하는 사람들의 언어를 찾아서 2,000년 전 역사 속으로 걸어

들어가던 날, 붉은 한복으로 치장한 절세가인이 단풍나무 가지에

앉아 초겨울 바람을 기다리고 있다.


나는 그녀가 유(有)의 세상에서 무(無)의 세상으로 이사한 후에,

오직 노란 향수만으로 그녀의 따뜻한 가슴을 그리기 위하여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치올라 오는 뜨거운 눈물을 절제하려 한다.


나는 내 인생의 언어를 찾는 날 편백 가지에 앉아 허망한

인생을 그릴 용기가 없어 참았던 눈물을 마음껏 흘리려 한다.


잘 익은 포도주 한잔을 사랑하는 여인에게 바치기 위하여,

나는 기꺼이 드넓은 대지위를 방랑하는 헐벗은 나뭇잎이 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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