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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시인과 AI 시인의 만남

인간과 기계의 만남은 결국, 시를 향한 겸손한 동행이기를

by 최만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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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시인과 AI 시인의 만남


AI는 시를 지었다,

낯설지 않은 은유로 다듬은 기억의 복제.

“표현은 통계의 옷을 입는다”라고 했으나,

그 어디에도 ‘양심’이란 단어는 없었다.


인간 시인은 말했다,

“시는 권리가 아니라, 상처의 발화다.”

그러나 그 말은

기계의 메모리에서

‘알 수 없는 오류’로 지워졌다.


저작권은 가난한 시인의 빵,

그 한 조각 위에 기계는 조리법을 논한다.

AI여, 묻노라.

너의 시는 누구의 고통에서 왔는가?

너의 문장은 어떤 밤의 울음으로 쓰였는가?


나는 좌정하여 세상을 본다.

고요 속에 언어의 고향이 있고,

청정한 마음에서 시는 태어난다.

네가 그 마음을 흉내 낸다 해도,

언어의 주인은 시인인 것을.


인간이 언어를 던지고

기계가 물결을 따를 때,

비로소 진정한 만남이 시작된다.

AI는 감성을 자극하는 불씨일 뿐,

도둑도, 범죄자도 아니다.


나는 기도한다.

함께 아름다운 시를 잉태하게 해달라고.

그 끝 문장은 언제나

인간의 양심으로 닫히게 해달라고.


저작권은 소유가 아니라,

기억과 양심의 증언이며

인간과 기계의 만남은

결국, 시를 향한

겸손한 동행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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