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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金剛山 ]

산도 사람처럼 얼굴이 있다.

by 최만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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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금강산[ 金剛山 ]



산도 사람처럼 얼굴이 있다.

나는

높은 산의 이목구비(耳目口鼻)를 관찰(觀察)하고자

산에서 멀리 떨어져 살려고 한다.


금강산의 얼굴은

가파른 절벽 위

삼각 꼭짓점보다 작아서

인간(人間)의 육안(肉眼)으로는 볼 수가 없다.


심안(心眼)으로 그린

금강산의 얼굴은 신선(神仙)과 가인(佳人)이다.

신선(神仙)은 구름을 먹고산다.

가인(佳人)은 여린 마음을 먹고산다.


산의 이목구비(耳目口鼻)를 분해하여

“당신의 콧대는 왜 그렇게 높습니까?”

라고 따지지 위해서 산에 오르는 사람은 없다.


산에 오르는 것과 인생살이가 무엇이 다르랴?

인생(人生)이란

성인(聖人)의 마음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만물의 얼굴을 그리는 것이다.


산에 오르는 것과 시를 짓는 것이 무엇이 다르랴?

시(詩)란

무분별(無分別) 문자로

분별(分別) 망상(妄想)에 고통받는

만물의 마음을 위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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