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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마중 김범순 Nov 14. 2023

삽화

72. 삼탄아트마인 3

갱도차를 탄 탄광지대 광부들

1976년 7월 12일 촬영

출처 :  대한민국 퍼블릭 도메인



아침에 창문을 열고 맞닥뜨린 풍경

폐광의 아침이 실감 났다.

삭막하고 쓸쓸하고 살벌하고 지저분하고! 


여행 전날 설레서 잠을 설치고 지난밤에는 잠자리가 바뀌어 잠을 못 잤다.

머리가 지끈거려 눈감고 누워있는데 문을 두드렸다.

이춘형 선생님이었다.

  "산책하게 빨리 나오세요."

4층 숙소 앞 주차장으로 나왔다.


어제는 못 봤는데 밖으로 나오자마자 눈길을 사로잡았다.

광부를 남편으로 둔 아내와 아이의 눈물겨운 바람이다.

갱도차를 탄 탄광지대 광부들

1976년 7월 12일 촬영

저자 :  대한민국 퍼블릭 도메인


 - 이 사진을 보니 가족의 염원이 더 심금을 울린다 -


1· 2 · 3층은 전시실인데 아직 문을 안 열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갔다.   

와이너리로 꾸민 갱도


- 사진 제공 이춘형 선생님 -

천장에 고드름이 달려있다.

와이너리 아이디어는 좋았으나 수요가 없어 방치되어 있었다.

레일 바이 뮤지엄 입구



석탄을 캐다 씻지도 못하고 식사하는 두 광부

저렇게 많은 전선이 있어도 갱도 끝 막장까지 밝히지는 못했다. 

샹들리에처럼 천장에 고정시킨 설치작품

흰색의 가볍고 긴 수많은 종이가 환상적이다.

연탄으로 쌓은 포토존

10여 년 지나는 동안 빗물에 부푼 연탄이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 촬영지이기도 한 삼탄아트마인

송중기와 송혜교가 어딘가 숨어 있을 것 같다.


안내판 없는 폐광 건물을 지나다 들여다보았다.

천을 이한 초대형 설치 작품에 찬탄을 금치 못했다.

이렇게 멋진 작품을 우리만 보는 것이 아깝고 안타까웠다.


- 사진 제공 이춘형 선생님 -


두 인물이 같은 듯 다르다.

뿔 가운데 문양, 이마 주름

미간 주름, 볼, 코, 팔자 주름, 코밑수염이 다르.    


들어가고 싶었으나 문이 굳게 잠겨 있다.

이미 폐쇄했는지 칠은 벗겨지고

녹슨 문틀에 켜켜이 앉은 먼지가 풀풀 날렸다.

그때 관장이 뛰어왔다.


 "우리한테 보여주시려고요?"

 "아니요 문 열 시간이 돼서요."

 "아무튼 감사합니다."

관장은 대꾸 없이 쌩 돌아섰다.


지원이 매년 줄어 어렵다고 호소하던 관장이었다.

소문 듣고 찾아온 관람객 관리도 제대로 못하면서

지원에만 의존하는  태도가 아주 못마땅하다.

색감과 모양이 우리나라 장승같아 한참 살펴보았다.


발리 남녀 조각상

가족나무와 쉐타니 - 사진 확대 보기 강추 -

마콘데 부족의 독특한 예술 세계를 보여준다.

흑단나무 원목을 정교하게 조각한 뛰어난 작품

쉐타니는 악마라는 의미의 단어


물들인 털실로 짠 연작

맨 위와 가운데 사람 가슴에는 전갈이

아래 한 사람 가슴에는 도마뱀이


정교하고 생명력이 넘친다.

무슨 의미를 지녔는지는 모르지만 명작임에 틀림없다.



목걸이가 많이 있었지만 취향에 딱 맞는 두 개만 골랐다.

깨진 도자기 멋진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키다리 인형들과 나뭇가지 조합이 뛰어나 감탄 또 감탄했다.

넉넉한 인상을 가진 토기 인형

혹시 나무? 사진을 확대해 본 결과

이마와 배부분의 광택과 모자와 발에 찍힌 점이

흙으로 빚어 구운 토기가 틀림없다.


상상력이 뛰어난 작품은 21세기에도 빛을 발한다.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놀랍게도 토기로 만든 베개다.

과하다 싶을 만큼 높은데

사진 찍는 위치가 달라서 그럴 것이다.

나무로 공들여 깎아 만든 베개

목침

속눈썹과 눈밑에 검정 칠 화장을 강조했다.

혹시 이집트 원시 유물 아닐까?

작은 인형 두 개는 마치 외계인 같다.




흔하게 봤던 원시 복장인데 과한 머리 장식이 궁금증을 품게 한다.

단언컨대 이 그림을 본 피카소도 충격적인 영감을 얻었을 것이다.

길어도 길어도 너 - 무 길다.

무릎 위치를 보라

두툼한 통나무를 깎고 또 깎아 조각 예술의 정점을 찍었다.


가방인 줄 알았는데 아무리 뜯어봐도 가면 같다.







대문 두 짝

페이스 라인과 목둘레와 가슴에 점을 찍어 꽃이 핀 것 같.     

검은 천장과 연통을 이용한 구조물이 자못 엄숙하면서도 화려하.     

의자 등받이 조각이 뛰어나.     



머리가 두 개인 새의 배에 여러 사람이 앉아 있다.

그물에 걸린 각종 악기들과 탄광 기계가 잘 어울린.     

양쪽에 세워진 조각품도 어마어마하게 기다란 나무에 작품을 새겼.    

진 제공 유달상 교수님 

철기 시대 유럽에서 발견된 유물이 아닐까?

철 다른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 사진 제공 이강산 작가 -







아래 오른쪽 두 개는 우리나라 탈과 아주 조금 닮았다.

칠이 벗겨지고 낡은 입수관과 잘 어울리는 마스크들

맨 아래는 중국 변검술 가면과 흡사하다.






스티븐 스필버그도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으면

원시 예술품을 감상했다고 한다.


10시가 넘자 배가 고팠는데

작품 감상에 흠뻑 빠져 까맣게 잊었다.

원시 미술관 안 보고 그냥 갔으면 어쩔 뻔!

쌀쌀맞은 관장까지 용서가 되었다.


주차장에 많은 차들이 들어오고 있었다.훌륭한 선택이십니다. 어서오세요!

우리만 보기 아까웠기에 크게 환영했다.

 

일행과 동해에서 만나기로 하고 차에 올랐다.


- 사진 제공 이강산 작가 -


삼탄아트마인 안녕!


아차차, 그러고 보니 본관 1층 2층을 관람하지 못했다.

차는 이미 두문동재 터널을 지나고 있다.



차창밖 풍경이 한 폭의 산수화 같아서 차를 멈추었다.

비구름이 하늘로 몰려 올라가고 있다.

일행 모두 비 한 방울 맞지 않은  이현온 시인 덕분이라고 인정했다.

삼탄아트마인에서 1시간 30분 달려 동해바다에 왔다.


아침을 굶은 관계로 먼저 식당으로 들어갔다.


주차장 바로 곁에 있는 해암정(海巖亭)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 고려 공민왕 10년에 삼척심 씨의 시조 심동로가 낙향하여 건립한 정자. 전하는 바에 따르면 우암 송시열이 덕원으로 유배 가는 도중 이곳에 들러 시를 읊었다고 한다. 合雲深逕轉斜(초합운심경전사) : 풀은 구름과 어우르고 좁은 길은 비스듬히 돌아든다 -  


많은 이들의 소원을 머리에 이고 있는 바위들

- 사진 제공 이춘형 선생님 -


이 사진을 보면 저절로 애국가가 떠오른다.

동해물과 백두산이 ♪♬


  - 사진 제공 유달상 교수님 ㅡ


추암해변 촛대바위



먹이를 던져 주는 어느 가족 덕분에

힘차게 나는 갈매기를 가까이서 찍었다.

아이스크림 가게 내부


심심산골 정선동해바다까지 접수하고

돌아서는 길에 이강산 작가님이 아이스크림을 샀다.



이현온 시인과 함께 서 더 맛있었을

꿀이 가득찬 사각 벌집이 들어 있는 특제 아이스크림!


천등산 휴게소에서 일행과 만나기로 했는데 그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되었다. 통리 오일장이 눈앞에 있었기 때문이다. 참새는 결코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장구경까지 실컷 하고 흐뭇한 마음으로 대전에 도착했다.


역시 비는 그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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