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의 윤회와 무의식의 윤회

아버지가 몸을 주고 어머니가 숨을 주었다

by 풍초김해수



사람이 죽으면 우주라는 대지에 씨앗을 하나 뿌리는 것이고 그동안 이 세상을 떠난 수많은 사람들이 내뱉은 이 많은 숨의 씨앗들은 우주 공간에 정령이라는 이름으로 심어져 있다가 생물학상 암수의 생식작용(生殖作用)에 의해 아기가 잉태될 때 산모의 숨을 통해 아기에게 들어온다. 이 숨이 생명이다. 하지만 이것은 종교적 윤회와는 다른 이야기이다. 물리적 작용이다.


불교에서 윤회의 주체로 영혼을 지칭하지는 않는다."업에 의해 조건 지어진 정신과 의식의 연속성" 이라고만 한다. 그러나 이것이 다른 몸으로 옮겨 간다는데 동의할 수 없다. 나의 몸이 옮겨갈 수 있는 것은 세포핵분열에 의한 유전(遺傳, heredity)만이 가능하다. 불교에서 설명하는 대로 나의 정신과 의식이 연속되어 다른 곳에 나타날 수 있다면 그게 결국 영혼인 거다. 말은 비틀어 하지만 무아사상과 논리를 맞추려다 보니 모순된 설명이 나온 것이다.


부모의 유전자(DNA) 속에 있던 아뢰야識(코잘체, Causal body)이 자식에게 移轉 때, 우주에 가득 찬 에너지 중에 이라는 氣가 엄마의 몸을 통해 아기에게 전달되는 것이다. 우주의 정령과 유전적 성품과 육신의 몸이 합치되어 생명이 창조된다. 아버지가 몸을 주고 어머니가 숨을 주었다.


나가세나 존자가 밀린다왕과의 문답에서 <망고의 윤회>를 얘기했다. 망고를 먹고 씨앗을 땅에 뿌리면 다시 망고가 생겨나고 또다시 먹고 뿌리면 또 생겨나는 법칙을 망고의 윤회라고 표현했다.


세상의 이치는 똑같은 것인데 사람의 목숨이라고 망고와 별 다르겠는가. 여기서 씨앗은 아기를 말하고 내가 아니고 내 자식이다(유전적 윤회) 아기(씨앗)가 커서 어른(망고)이 되고 어른이 되어서 다시 아기를 만드니 그게 씨앗이다.


나가세나 존자가 윤회를 설명하면서 "아이와 어른은 相異하다. 그러나 이 아이가 커서 어른이 된다.. 존재는 동일하지도 상이하지도 않지만 최종단계의 의식으로 포섭된다."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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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註: 여기서 의식은 무의식 중(저장의식:alaya)을 의미한다고 해석한다]

저장식에 남아서 다음 생 또는 다음 존재로 이어지는 살아있는 “무의식적 의식의 흐름”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불교백과사전]에도 아뢰야식은

종자(유전자 DNA)를 간직한 채로 과거세(부모세대)에서 현세(자식세대)로 이동하여 현세에서 새로운 생명체를 형성하는 근원체(성품)가 곧 윤회의 주체가 된다


의식이 내 영혼을 따라 윤회하려면 다음生과 연결되는 <자아>라는 주체가 있어야 하고 <의식> 이 깨어 있어야 가능하다. 내 영혼을 받는 이가 날 기억하지 못한다면 이는 최소한 나는 아닌 것이다. 내가 아니면 나는 영혼의 윤회를 하지 않는 것이고 사망과 동시에 내 영혼도 소멸한다고 보는 것이 논리에 맞지 않은가?


종교에서 말하는 윤회나 재생영혼(?)이 다른 생명체가 잉태될 때 들어가는 것을 말하고 유전은 망고씨앗처럼 이미 나의 모든 유전자가 저장되어 있는 것이다. 망고 씨앗이 다시 망고가 될 수 있는 것은 망고 씨앗에 망고의 유전자가 심어져 있기 때문이다.


윤회는 두 갈래로 진행된다고 본다. 하나는 정령이라는 우주의 氣가 순환하면서 생겨나고 다른 하나는 세세손손 대물림 하는 유전자移植에 의한 윤회이다. 유전자세포핵분열이야 말로 내가 복제되는 것이니 이가 곧, 내가 윤회하는 것일 것이다.


인간은 미물이고 지구는 우주 속에서 모래알만도 못한 존재인데 한낱 개인의 목숨이 무슨 의미가 크겠는가. 다만 짧고 긴 인생의 여정 속에서 의미 있는 존재가 되기 위한 나비의 작은 날개 짓 같은 몸부림인데 사람들은 너무 집착해서 희로애락의 자만감과 열패감을 갖고 산다.


부처는 이를 (두카, dukkha)라고 했다. 사성제의 고를 알고 팔정도를 익혀 고를 멸하고 반야와 보리로서 삼독(탐, 진, 치)을 없애어 마음의 평안을 얻으면 그것이 해탈이고 그 상태로 죽으면 그것이 열반이다 죽고 나면 내가 세상에 태어나기 전의 기억이 없듯이 이후의 의식도 없다. 의식이 없으면 나는 더 이상 내가 아니다. 나라는 물질과 나라는 아뢰야식의 윤회는 있어도 나라는 영혼의 윤회는 없다.




風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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