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가 <브런치북출판프로젝트> 공모 마감일이다. 나는 감히 출품을 하였다
내가 처음 브런치를 알게 된 건 우연히 카톡에선가 종교철학 관련 글을 읽고 공감하여 그 글을 따라가 보니 출처가 브런치스토리였다. 그때 작가가 되어 보라는 권유 문구를 보긴 했지만 나는 자신이 없어 감히 문을 두드릴 엄두도 못 냈었다. 그 뒤로 우연히 종교철학과 사후에 관한 글을 친구에게 몇 번 보냈는데 그 친구가 정색을 하며 싫어하는 내색을 하였다. 내용이 어렵고 공감이 되지 않는데 거듭 보내니 자신이 무시당한다고 오해했던 것 같다. 나름 조심스럽게 예의를 갖추기는 했지만 대미지는 좀 있었다.
부산이 고향인 내가 대구에 와서 살면서 친해진 가까운 친구이고 같이 맛집탐방도 하고 라이브카페도 가고 하면서 나름 친하게 지내고 있었는데 나이가 들었음에도 진지하고 깊은 얘기를 나눠본 기억이 별로 없던 사람이라 그럴 수 있다고 느꼈다. 나는 그 친구를 평생지기로 생각했는데 그 사람은 아니었나 보다. 성격상 그런 진지함이 싫었을 수도 있다. 그래도 나는 말벗을 하나 잃는 것 같았다.
그때 브런치가 생각났다. 그래 여기에 한번 올려보자! 그래서 작가신청을 하면서 올렸는데 수락메일을 받았다. 작가가 되었다는 기쁨보다 친구에게 보이콧당했던 내 글이 다시 살아났다는 기쁨이 더 컸다. 나는 그 글로 브런치북을 만들었다. 아마 그 친구가 내 글을 읽고 공감해 주었다면 나는 영원히 브런치와 연이 닿지 않았을 수도 있었겠다 싶다.
그때부터 나는 브런치와 사랑을 하게 됐다. 오늘 보니 이 글이 68번째이고 구독자도 여든네 분이나 생겼다. 한분 한분 소중한 분들이다. 나의 글을 계속해서 읽어 주신다는 것이 너무 고맙다. 그분들의 진정성을 떠나 초보자인 나로서는 미숙한 글이 부끄럽고 감사할 따름이다. 5월부터 시작했으니 반년쯤 됐는데 앞으로의 일은 모르겠지만 내가 글을 쓰는 이유는 명확하다.
삶과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로 사색을 하다 보니 내 심중에 있는 마음을 표현할 길은 글 밖에 없었다. 그래서 브런치의 주변을 맴돌고 있고 이제 브런치는 내 생활의 일부가 되었다. 어제가 <브런치북출판프로젝트> 응모 마감일이다. 나는 감히 공모에 출품을 하였다. 결과에는 욕심이 없다. 그저 점하나 찍어 보고 싶었다.
김광규의 시 중에 '묘비명'이라는 시가 있다. 신재창이 노래로 만들어서 불렀는데 개인적으로 좋아해서 올리고 싶었는데 공유가 되지 않아 신재창의 노래는 못 올리고 김광규의 시만 올렸다. 시인은 문학과 예술을 모르는 사람이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돈을 벌고 권력을 얻어 성공해서 살다 죽었는데 그 사람의 묘비에 어느 문인이 치적을 추모하는 글을 묘비명에 남기는 그런 사회현상을 풍자하였다. "세월이 흘러 후대의 사람들은 이 사람을 훌륭하게 기억할 것이다"면서 역사 기록의 아이러니도 함께 적은 글이다.
묘비명(墓碑銘) - 김광규
한 줄의 시(詩)는 커녕
단 한 권의 소설도 읽은 바 없이
그는 한평생을 행복하게 살며
많은 돈을 벌었고
높은 자리에 올라
이처럼 훌륭한 비석을 남겼다
그리고 어느 유명한 문인이
그를 기리는 묘비명을 여기에 썼다
비록 이 세상이 잿더미가 된다 해도
불의 뜨거움 굳굳이 견디며
이 묘비는 살아남아
귀중한 사료(史料)가 될 것이니
역사는 도대체 무엇을 기록하며
시인(詩人)은 어디에 무덤을 남길 것이냐
수단의 정당성이 없이 결과와 권력만 취득한 사람이 그 결과와 권력으로 왜곡된 역사를 만드는 사회현상을 비판하고 있다. 이러한 일은 비일비재하다. 우리는 역사를 공부하면서 거의 사실로 믿고 대한다. 하지만 드러나는 역사와 묻히는 진실은 글을 적는 종이 한 장의 차이이다. 또, 어떤 때는 어마어마하게 큰, 인류역사를 송두리째 뒤 흔드는 왜곡도 있을 수 있다. 밖으로 드러나는 사실만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려 함이다.
이 세상에 나서 이름을 날리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간극이 그리 크겠는가, 소유와 무소유의 가르마는 어떻게 가르는가, 물질의 소유와 마음의 소유는 어는 것이 풍요로운가,
나는 필부匹夫이지만 그래도 이 세상에 왔다가 가면서 욕심에 점(흔적) 하나는 남기고 싶었다. 사람이 진짜 죽는 것은 나를 기억하던 미지막 한 사람이 나를 기억하지 않을 때라고 한다. 혼자서 사색하고 분석하고 느꼈던 생각들을 가슴에 안고 가기에는, 그러기에는 내 그릇이 용렬해서 그래서 욕심을 내어 이웃에 친구에게 가족에게 한점 남기고 싶었었다. 그런데 이런 과정에 소통과 이해와 공감의 문제가 있었다. 브런치는 나의 그런 갈증을 해소시켜 주었다. 여기에 쓰는 글은 내 마음이고
내가 남기고 싶은 점點 하나이다.
풍초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