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면 풍수에 귀신은 없다. 풍수의 요체는 동기감응同氣感應이다
나는 무신론자이다. 나는 또 유신론자이기도 하다. 몸 안의 神인 정신精神을 믿는다. 이 정신이 니체가 말한 초인 '위버멘쉬'이다. 종교에서 말하는 신은 믿지 않는다. 그리고 신이나 귀신은 없다고 확신한다. 그러나 자연의 힘인 정령精靈은 있다고 믿는다.
헤겔(1770~1831)도 "절대정신이 神이다. 신은 바깥에 있는 것이 아니고 자신 속에 있는 精神이 신이다"라고 말했다. 공감한다.
우리가 귀신이 있다고 믿는 풍수얘기를 해보려 한다.
풍수지리는 중국에서 시작되었다. 중국은 산이 멀고 평야가 넓다. 황하강이나 양자강이 범람하면 십리까지도 잠긴다.
일 년 농사가 다 잠기기 때문에 자연히 홍수를 피해 지류支流를 따라 올라가 산 쪽에다 집을 짓고 살았다. 북향으로 집을 지으면 겨울에 시베리아 북서풍에 살 수가 없다. 북풍을 막아주고 식수를 구할 수 있는, 지류가까이 볕이 잘 들고 따뜻한 남향집을 짓고 살았다.(배산임수背山臨水)
브라질이나 남반구에 사는 사람들은 북향으로 짓는다.
이를 풍수지리학상 '양택풍수'라고 하고, 살다가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자연히 따뜻한 곳을 찾아 집가까이 모셨는데 이를 '음택풍수'라고 칭하였다. 양택풍수(집터)가 먼저 생기고 음택풍수(장묘)가 뒤에 생겨났다.
우리나라의 풍수지리학은 중국의 풍수지리경전인 '청오경'과 '금낭경'이 이론적 토대가 되었다. 유교의 제례의식과 결합되면서 독특한 장묘문화가 형성되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게 실제 유교를 만든 공자는 제자들의 귀신이나 사후세계에 대한 질문에 "귀신이 있는지 없는지, 사후세계가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르겠다."라고 하면서 "살아있는 사람 일도 잘 모르는데 귀신 일을 어떻게 알겠느냐?"라고 했다고 한다.
공자가 참 솔직하다는 생각이 든다. 제자 앞에서 모르는 걸 모른다고 할 수 있다는 건 큰 용기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유학자들이 유교의 조령숭배祖靈崇拜 사상을 잘 못 받아들였다. 귀신이 있는 걸로 해석하여 제사를 지내게 했다.
공자가 제사를 모시게 한 이유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돌아가신 어른을 추모하고 공경하게 함이었고, 또 하나는 자손들이 떨어져 살면서 잘 못 만나기 때문에 제사 때라도 모이게 함으로써 자손들을 화목하게 함이었다.
내가 생겨난 것은 부모님과 조상님들 때문이니 내가 생겨난 연유緣由를 잊지 말고 기리자는 뜻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풍수에 귀신은 없다. 풍수의 요체는 동기감응同氣感應이다. 같은 기운끼리는 서로 감응(반응)한다는 논리이다.
그런데 매장터에 따라 길흉화복을 말하는 건 귀신이 조화를 부리는 게 아니다. 나와 유전자가 99.99%(사실상 100%) 똑같은 내 부모님의 뼈가 수맥이 지나거나 습하고 차가운 땅에 있으면 그 차갑고 습한 기운이 같은 유전자를 가진 내 몸에 전해 온다.
내가 밤에 숙면을 못 취해서 잠을 푹 못 잔다. 추운 냉방에 자는 것과 같다. 바이오리듬이 무너져 매사 의욕이 없고 하는 사업마다 실패한다는 나름 과학적 근거가 있는 학설이다.
동쪽산에서 나는 청동으로 종을 만들어 서쪽산에 있는 절에 걸었는데 동쪽산이 무너지니 서쪽산에 있는 종이 울리는 이치이다. 같은 기운끼리는 서로 반응하다는 논리이다. 同氣感應이다.
반대로 좋은 땅에 안장하면 따뜻하고 좋은 氣運이 나의 몸에 전해진다. 화색이 돌고 기운이 쏟아나서 하는 일마다 의욕적이다. 열정적으로 임해 확률적 발복을 받아 성공한다는 논리이다. 귀신이 복을 주는 게 아니다. 동기감응 때문에 땅의 따뜻하고 좋은 기운을 받는 것이다. 그래서 화장을 해버리면 화禍도 복福도 없다.
옛날에 좋은 명당터에 부모님을 도둑매장(暗藏)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땅의 기운이 너무 강한 곳은 그 강한 地氣가 오히려 내 몸을 상하게 한다. 이 논리를 미신이라고 하는 사람들을 위해
한 가지만 예를 들면 호킹박사도 잠은 머리를 동쪽으로 향하고 자라고 했다. 해가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기 때문에 거꾸로 자면 혈액순환에 암페어(저항)가 생겨서 혈행에 나쁘다고 했다.
이누이트(에스키모)들은 부모님이 곡기穀氣를 끊으시면 북극곰이 다니는 길목에다 모시는 풍습도 있었다고 한다. 날이 너무 춥고 건조해 몸이 썩지 않기 때문에 곰의 몸속에서 썩게 만들어 자연으로 돌려보낸다. 장묘문화도 지역에 따라 이렇게 다르다.
코로나 팬데믹 때 전염을 막기 위해 여러 사람이 모이는 제사는 금지하였다. 그런데 이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자 사람들은 아예 제사를 지내지 않는 집이 늘어났다.
23년도 한국갤럽 추석여론조사에서 60% 이상이 명절차례를 모시지 않는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팬데믹이 사람들의 인식을 바꿔놓았다. 귀신이 없다고 느끼기 시작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