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DNA에는 남을 이기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는 절박함이 있다
욕망과 행복(關係性幸福)
인간은 욕망으로 움직이는 동물이다. 욕망은 생존하기 위한 절대적인 요소이다. 젊을 때는 성공하기 위해서 이 것이 꼭 필요하다. 그러나 나이를 먹고 자식이 커서 분가를 하고 나면 욕심을 조금씩 내려놓아야 한다. 실제로 내려놓으면 마음도 편하다. 그때까지 욕망을 놓지 못하면 말년이 추해지고 뭇사람의 질시를 받게 된다. 왜냐하면 노년의 욕망은 이룰 수도 어려울뿐더러 유전학적으로도 필요 없는 욕망이기 때문이다.
그럼 행복은 무엇인가? 인간이 욕구를 충족했을 때 행복해진다고 한다. 그러나 그 욕망의 정도가 문제이다. 욕망은 멈출 수 없는 자동차와 같다. 흔히 인간에게 다섯 가지 욕구가 있다 하여 오욕(五慾)이라고 부르는데 식욕, 색욕, 재물욕, 수면욕, 명예욕이 있다. 이중 어느 것 하나 적당히 정도 껏이 힘들다. 인간이기 때문이다. 색욕만이 자연퇴화에서 오는 절제가 가능할 뿐 다른 것은 순서가 없다.
특히 문제 되는 게 재물욕인데 자식을 생각하면 욕심내는 것을 이해 못 할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자식도 40이 넘어가면 각자의 삶이 있는데, 요즘은 나이 50 자식도 끼고 사는 이가 많다. 너무 참견하고 돌봄을 주려 하는 것은 아닌지. 지나친 참견은 성가시기도 하다. 눈을 돌려 옆을 보면 내 아내가 내 남편이 거기 서있다. 평생을 같이 고생하고 같이 살아온 지기이자 동반자이다. 조금만 더 낮은 목소리로 서로를 위로하고 가엾이 여겨야 한다.
"같이 산다고 힘들었지요,,,"라고 속으로 되뇌어 본다. 그러면 울컥한 마음도 올라온다. 그런 마음으로 남은 시간 살아야 한다. 감당하지 못하는 욕심은 노후를 지치게 한다. 친구도 소중하다. 특히 글친구가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 자꾸 주어야 한다. 이웃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
동물의 DNA에는 남을 이기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는 절박함이 있다. 사람도 본능은 똑같을 것이다. 이것을 다스려야 하는 것 자체가 역시 인간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결국 다른 사람들이 느끼는 환경 속에서 벗어나 살 수는 없다. 호모 사피엔스가 동물 중에서 유일하게 번영을 누리고 사는 것도 함께 사는 지혜를 가졌기 때문이다. 행복이란 것도 타인과 더불어 있는 것이지 나 혼자의 만의 행복은 진정한 행복이 아니다.
스님이 되어 토굴 속으로 들어가던지 아니면 자연인이 되어 산중에 혼자 살던지 하여 혼자만의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분들로서는 나름의 이유와 사연이 있겠지만 사회에서 볼 때 이는 관계를 멀리 한 회피성 행복의 최면일 뿐이다. 다른 동물은 혼자 행복하면 되는데 결국 인간은 함께 행복해야 하기 때문이다.
내 자식이, 내 부모가. 내 이웃이 불행하면 나도 행복하지 않게 된다. 인간이 갖고 있는 관계성(關係性) 때문이다. 그리고 내 능력에 맞지 않는 행복은 불안하다. 불안한 행복은 행복이 아니다. 성공한 사람들은 밖에서 보면 많이 행복할 것 같지만 그 사람들은 그 사람들대로 불안함이 있다. 언제 그 자리에서 내려와야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소박한 욕심은 소박한 행복을 만들고 소박한 행복은 안정감이 있는 행복이다.
굳이 성현들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자족(自足)할 줄 아는 사람이 가장 현명한 사람이고 행복한 사람이다.
풍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