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삶의 근원적 고통

'두카'라는 말보다는 '苦'라는 말이 더 함의가 크다고 본다

by 풍초김해수




사성제인 고집멸도의 고(苦)는 산스크리트어로 두카(Dukkha;불만족) 인데 불교가 중국으로 번역되어 넘어오면서 잘못 오역된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만족하지 못하는 삶은 어차피 괴로운 고통일 것이다. 오히려 '두카'라는 말보다는 ''라는 말이 더 함의가 크다고 본다. 고통 중에는 근원적이고 우주적인 명제가 있다, 인간존재의 모든 한계상황(critical situation)을 통칭하는 의미 이기도 하다.


내가 이 세상에 나고 싶어서 나는 것이 아니듯 늙고 병들고 죽는 것 역시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이루어지고, 이런 어찌할 수 없는 한계상황을 석가는 '두카'라는 말속에 담았으니 이를 '苦'라고 번역하는 것이 오역만은 아닌 듯싶다. 두카의 반대어가 수카(Sukkha, 행복), 싼티(santi, 마음의 평화)라고 하니 이 말이 곧 극락이다. 극락과 지옥은 죽음 뒤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 있다. 마음의 평화를 얻으면 극락이고 고통 속에 살면 지옥이다.


불교 이외의 종교에서는 고행(苦行)은 초월주의(transcendentallism)이고 靈肉 二元論적 분할(duallistic split)이다. 정신과 육체는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육체에 고통을 가해 영혼을 깨끗하게 한다는 원리이다. 불교 이외 기독교 등 거의 모든 종교는 영육이원론(靈肉二元論)을 주장한다.


석가여래만이 몸(色)과 마음(識)이 서로 분리된 실체가 아니며, 따로 존재할 수 없으며, 오히려 상호 연관되어 흐르는 하나의 과정으로 본다(심신일원론, 영육일원론)


불교에서는 몸과 마음을 五蘊(색, 수, 상, 행, 식)의 구성 요소로 본다. 오온은 일체 존재의 구성 체계로, 그중 色(몸)과 識(마음)은 순간마다 생성·소멸하는 흐름이다. 따라서 몸이나 마음만 따로 존재한다는 고정된 실체를 허용하지 않는다. 결국엔 영육일원론을 말하는 것이다. 영육일원론이란 육체가 살아 움직일 때 영혼도 존재하는 것이지 몸이 죽으면 영혼도 같이 소멸한다는 뜻이다.


연기론(緣起論, Dependent Origination)은 모든 현상은 조건이 있어야 생겨나고 조건이 소멸하면 현상도 소멸하고 독립적 실체는 존재하지 않는다. 석가는 연기법이 불교에서 생겨난 것이 아니라 본래 태초부터 우주법칙으로 존재해 왔다고 하였다. 빠알리어로는 파티차 사무팟다(paticcasamtuppada) 모든 것은 의존하여 일어난다인데 를 파자하면 의존하여(paticca)+같이(sam)+일어난다(tuppada)이다


우파니샤드의 철학은 기존의 '베다'에서의 자연신에게 제사하는 것에 대한 의미를 상징적으로만 해석하고 아트만(숨,호흡: 自我)이 우주의 본체인 브라흐만과 동일하다는 범아일여(梵我一如) 사상체계를 세웠으며 인간은 몸은 죽어도 영혼은 죽지 않고 생전의 업보에 따라 다음 생에서는 인도의 카스트제도의 계급을 이동할 수 있다는 이론을 윤회사상을 통해 설명하였다.


이를 석가가 불교를 창시하면서 뒤집어, 자아는 없다. 이 세상 모든 현상이 무상(無常)하기 때문에 인간도 무아(無我)이다라고 아예 윤회자체를 부정해 버렸다. 후에 종교적인 이유로 윤회가 불교에 다시 들어오긴 했지만 논리가 상충(相衝)한다고 본다.


석가모니가 무아를 주장할 적에는 기존의 사상체계에서는 너무 파격적이어서 사상가들 사이에서도 철학적 갑론을박이 많았을 거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 無我思想은 2500년간 불교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전생과 현생은 석가의 불교이전의 브라만교나 힌두교에서 주장하는 윤회를 전제로 한 이론이고 석가의 불교에서는 무아(無我)이기 때문에 전생과 현생은 없어야 한. 단지, 자식을 생산하면 그 자식에게 나는 전생이 되고 자식은 현생이 된다. 내 아버지는 나에게 전생이고 나는 현생이다. 부모와 나는 아뢰야識이라는 無意識이 끈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오늘 무의식적으로 체화하는 모든 현상들이 내 자식에게 선험(先驗)으로 연결된다.


연기론의 철학적 의미는 모든 현상은 무아(無我)이고 공(空)이며, 연기(緣起)에 의해 임시로 존재하는 진리에 불과하다고 보는 것이 불교의 입장이다.


사람들은 어떤 현상을 가지고 집착하여 고통을 받고 산다. 삼법인에 의한 <무상 고 무아>라는 진리를 이해한다면, 현상 자체가 무상(無常)함을 안다면 그렇게 일희일비하고 집착할 일이 아닌데 인간이 미욱하기 때문에 집착하여 고통을 스스로 만든다. 보이고 존재하는 모든 현상은 종국엔 소멸하고 사라진다.


지혜(반야)로서 이를 극복해야 한다.


신독(愼獨): 혼자 있을 때도 스스로 생각과 행동을 바르게 한다.



풍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