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로봇탐구레이더
코로나 팬데믹이 종식되면 가장 먼저 무엇을 하고 싶으신가요? 아마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해외여행"✈이 TO DO 리스트의 제일 상위에 랭크되어있을 분들이 많을 겁니다. 1년에 한 번 짧게라도 비행기를 타고 여권에 도장을 찍는 그 기분이 어땠었는지, 이제는 기억이 가물가물한데요, 하지만 아무래도 밖에, 특히나 이곳저곳을 돌아다녀야 하는 해외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의 위험성이 높아지는 것이 사실이기도 합니다.
코시국 해외여행시 바이러스 감염율을 낮추는 방법이 있을까요? 아마도 최대한 입국단계에서부터 바이러스 감염자를 걸러내는 게 좋겠죠. 원천봉쇄! 일단 우리나라에는 입-출국자들로하여금 PCR테스트를 받게 하고, 자가격리를 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는데요, 그리스에서는 코시국 입국심사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입국 테스트에 AI를 도입했다고 합니다.
그리스는 코로나 창궐 직후에 국가적으로 큰 딜레마에 빠졌었는데요, 그리스는 GDP의 20%를 관광객에게 의존하지만, 코로나 시국에 이전처럼 관광객을 받았다가는 국가 전체가 전세계 코로나 바이러스의 배양소가 될 위험이 있었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모든 입국자들에게 PCR테스트와 자가격리를 강제하기에는, "차라리 안가고 말지"하는 관광객들이 많았기 때문에 난처한 상황이었습니다.
이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그리스 당국은 2020년 여름부터 입국심사에 AI를 도입했는데요, 여행객들에게 입국 24시간 전에 출신 국가와 지역, 나이와 성별 등의 정보를 설문지로 작성하도록 요청하고, 이 정보들을 입국과정에서 시행된 테스트 결과와 함께 인공지능 Eva를 이용하여 분석했습니다. 그를 통해 그리스 당국은 개인의 정보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율의 상관관계를 밝혀냈다고 하네요.
결과적으로 Eva가 개인정보를 토대로 감염 위험성이 크다고 판단한 여행객들을 특정해서 테스트한 것에 비해, 테스트를 무작위로 했을 때의 감염자 검출율이 Eva의 54.1%. 국가적 통계에 근거한 감염자 검출율은 Eva 대비 70~80%가 나왔다고 하는데요, 국가 통계에 근거한 코로나 테스트 테스트 검출율이 Eva보다 낮은 이유로는, 여행자 그룹이 국가 평균 국민의 대표성을 띄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 예컨대 여행을 다니는 사람들의 평균연령은 상대적으로 젊기 마련이겠죠 -, 국가차원의 공식적 통계를 집계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1주일 이상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통계결과가 검출에 실시간 반영 되지 못하는 이유도 한 몫 했다고 합니다.
반면 인공지능 Eva는 개인별 특정 정보를 실시간으로 취합하기 때문에 통계적 문제와 정보처리에 따른 업데이트 지연 문제가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하지만 알고리즘이 애초에 법 전문가들, 전염병 연구자들과 정치가들의 의견을 반영해서 만든 것이기 때문에, 개인정보보호법과 같은 문제를 고려하여 여행객들의 정보를 제한적으로 취합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예컨대 개인의 직업이 코로나 감염률의 중요한 척도가 될 수 있었지만, 개인정보 침해의 우려때문에 그런 정보는 포기 할 수 밖에 없었던것이죠. 또한 여행자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의 투명성도 보장하기가 힘들었기 때문에, 만약 이런 점들이 개선된다면 Eva의 바이러스 감염자 검출률은 더욱 올라갈 수도 있겠죠.
입국심사 인공지능 Eva의 도입은, 개인정보와 AI도입의 긴장관계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처럼 지구촌 전체에 엄청난 피해를 주고 있는 질병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개인정보보호법을 잠시 내려놓고, 적극적으로 개인들의 실시간 정보를 수집하여 AI가 감염위험군을 효율적으로 분류하도록 하는 게 인류가 코로나로부터 더 빨리 벗어나는 방법일 수도 있어보이기 때문이죠.
개인의 권리를 지키면서 한 걸음씩 코로나에 대항해가느냐, 아니면 약간의 피해를 입더라도 하루빨리 코로나 종식에 힘을 쏟느냐 하는 문제는, 비단 이 시국의 문제 뿐만이 아니라, 앞으로 로봇-인간의 관계에서 흔히 나타날 수 있는 문제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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