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영 '성장'과 성장한다는 것
바다가 가까워지자 어린 강물은 엄마 손을 더욱 꼭 그러쥔 채 놓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그만 거대한 파도의 뱃속으로 뛰어드는 꿈을 꾸다 엄마 손을 아득히 놓치고 말았습니다. 그래 잘 가거라 내 아들아. 이제부터는 크고 다른 삶을 살아야 된단다. 엄마 강물은 새벽 강에 시린 몸을 한번 뒤채고는 오리처럼 곧 순한 머리를 돌려 반짝이는 은어들의 길을 따라 산골로 조용히 돌아왔습니다.
새로운 3월을 앞두고 크고 다른 삶을 살아야 하는 아이들을 생각하며, 거대한 파도 속으로 들어가야 하는 청년들을 기억하며, 또한 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 멀리 떠나야 하는 자식을 생각하며 이시영의 '성장'을 읽는다.
누군가의 손을 놓친다는 것은 두렵고 떨리고 또한 놓친 이 역시 가슴이 미어질 듯 하지만 어느 순간 그 두려움을 이기고 더욱더 성장할 누군가의 모습을 그리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고 조용히 은어들의 길을 따라 돌아오게 된다.
지금까지 그렇게 누군가를 떠나보냈다. 슬프지만 성장했다고 생각하기에 즐거웠다. 그만큼 성장한다는 것은 기쁜 일이고, 우리에게 끊임없이 있어야 하는 것이 있다면 성장하는 일이다. 성장이란 비단 커가는 아이들에게만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 나에게도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꿈꾸며 성장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성장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어제보다 나은 오늘의 나가 된다는 것일까?
어떤 것이 어제보다 나은 것일까?
우리는 늘 성장하기를 꿈꾸지만 정작 성장하는 데 힘쓰기보다는 성공하기에 힘쓰는 자들이 아닌가 싶다. 물론 성공도 우리 안에 있어야 하지만 성공을 이루기 전에 반드시 수반되어야 하는 것이 성장이다. 내면에 성장 없이 이루어낸 성공은 곧 허무함과 성공에 취해 다시 나락으로 떨어지기 쉽다.
불행한 인생 세 가지가 있다고 한다. 초년의 성공, 중년의 상처, 노년의 빈곤이라는 것이다. 곱씹을수록 그런 것 같다. 특히나 초년의 성공이 지속적인 성공으로 이어지기 어렵다. 초년에 성공을 이루지만 노력에 노력을 거듭하며 성장하기 위해 쌓아 올리지 않는다면 그 성공은 금방 사라질 뿐이다. 물론 모든 초년의 성공자들이 다 그렇지는 않을 것이지만 우리는 그런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그중에는 청년이 되어 중년이 되면서 다시 예전의 모습을 찾기도 한다. 모두 그러기를 바란다. 그러기에 우리는 성공을 꿈꾸기 전에 성장하기를 소망해야 한다.
성장한다는 것은 몸도 마음도 자라는 것이요. 무엇보다 내면이 견고해진다는 것이고, 내면의 성찰의 과정을 통하여 내면이 튼실해지는 것이다. 어떤 시련에도 능히 이길 수 있는 견고한 뿌리를 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견고한 뿌리를 내리기 위한 무수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 노력을 이루기 위한 작은 발걸음을 우리는 날마다 내디뎌야 한다. 내면의 성장을 위한 책 읽기. 건강한 신체를 위한 작은 움직임, 누군가와의 협력과 소통 그 어느 것도 소홀히 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야 한다. 열심히 산다는 것은 내게 주어진 삶을 감사한다는 것이다. 내게 주어진 삶을 감사하며 열심히 살기 위해, 인생의 성장을 위해 오늘도 성실하게 살아가기를 소망한다. 추운 겨울이라 더더욱 몸도 마음도 추워져 모든 것을 게을리했는데, 오늘부터라도 한 발 한 발 움직이며 푸른 바다를 꿈꾸는 한 마리의 고래가 되어 힘차게 전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