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10개월 현재 나의 모습은?
불어난 몸무게를 얻고, 평온한 마음을 얻다.
일을 그만 둔지 10개월이 되었다.
일할 때는 그렇게 없는 시간도 쪼개서 책을
읽고, 운동을 했는데
자유가 갑자기 주어지니까 그렇게 치열하게 살게 되진 않더라.
추우니 해 뜨는 시간에 맞춰
8시 넘게 일어나고, 밥도 늦게 먹고
졸리면 다시 자고
적당히 게으름 피우며 살게되었다.
덕분에 얻은건 불어난 몸무게.
추우니 밖에 나가서 뛰기도 어렵다.
제자리 뛰기 200회 정도 하기도 하고,
벽에 대고 푸쉬업도 하고,
4kg 아령으로 근육 운동을 하기도 한다.
추울때 뛰지 못하면, 따뜻해져서도
뛰지 못할까 좀 두려워진다.
옛말에 서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다고 했는데
정말 그렇다.
어떤 날은 한없이 쳐졌다가, 어떤 날은 업되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제는 뭔가로 나를 규정하고 속박하지 않으려 한다.
한없이 쳐져서 집에서 뒹굴거리기만 한다고 게으른 사람으로 나를 여기지 않는다.
그냥 현재 내 마음 상태가 그런가보다 한다.
생각해보니, 몸무게가 늘어난 줄 알았는데
나를 담을 수 있는 그릇도 늘어난 것 같다.
예전 습관처럼 온몸에 힘이 들어간 것 같다
싶으면 스트레칭도 해주고,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가서 꽉 다물고 있는
이를 풀어주기도 한다.
긴장했구나. 이완하렴.
알아채는 속도가 빨라진 것은
남을 보며 기분을 살피는 시간보다는,
나를 관찰하며 돌아보는 시간이 훨씬
많아졌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은 아랫배 통증이 너무 심하다.
통증을 안고 출근해야 했던 지난 날들.
그랬던 날들을 떠올리며,
따뜻한 전기장판에 배를 지졌다.
출근하지 않고 이렇게 뒹굴거릴수 있어
감사하다. 눈치를 보며 반차를 쓰지 않아서
감사하다.
이 소중한 순간을 잊지 말고, 감사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나도 모르게 내일 어딘가로 출근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