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마법

고개만 돌리면 그곳이 피안이다

by 세상은 풍요

기상 직후 약간 잠이 덜 깬 상태에

그대로 누운 채

오늘 하루의 시나리오를 미리 창조해 본다.


웃는 얼굴로 남편과 기분 좋게 대화하는 모습,

아이와 웃으며 따뜻하게 포옹하는 모습,

환한 햇살 아래에서 가볍게 뛰는 모습,

여유로운 통장 잔고의 모습.

주변이 환한 빛으로 따뜻함이 온몸을 감싸며

주황빛 에너지가 내 몸 주변에서 발산된다.


일어나서 물 한잔 마시고,

화장실 거울을 보며 나를 향해 웃어주면

아침을 여는 최고의 루틴 완성!

(아직 이 경지까지는 못 이르렀다.

기분 좋은 상상을 하다가 다시 안 자면 다행^^)


한때 나는 세상에 반응하기만 했다.

주체적으로 생각하기보다는

주어진 현상에 대한 단순한 감정을 느끼기 바빴다.


일이 안 풀리거나, 기분 나쁜 말을 들었을 때는

왜 내게 이런 일이 생길까, 세상이 쏘는 화살이

내게만 향해 있다고 생각했다.


대화가 되지 않는 남편이 너무 원망스럽고,

육아가 힘들어서 아이에게 짜증도 자주 냈다.

수입이 줄고, 지출이 늘어나 불안해서 위축되었다.

저절로 몸은 긴장 상태이고, 신경도 예민해졌다.

밤에 잠도 오지 않아 뒤척이며

걱정이 꼬리를 물다가 아침이 밝아오기도 했다.

부정과 결핍에 초점을 맞추니

세상이 그렇게 보였다.


우울감을 느끼니 바닥을 뚫고 지하까지 한없이

내려가고, 무기력감, 무가치함, 무력감

온갖 “무” 들이 나를 지배했다.

직장을 다닐 땐

정말 살기 위해 치열하게 독서를 했다.

내 생각을 따르면 무너질 것 같아서

그 틈을 주어선 안될 것 같았다.

법상 스님의 법문이 큰 도움이 되었다.


변화는 서서히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순간이기도 했다.


어느 책에서 봤던 것처럼

그림자를 보다가 고개만 돌리면 햇빛이다.

그 순간에 꼭 어떤 과정이 개입되진 않아도 된다.

우리는 이미 모든 것을 갖추고 있고,

부족한 게 없다.

자연의 만물에 부족한 것이 있을까.

너무나 완벽하게 자신의 생을 살아낸다.


‘회두시안’

고개만 돌리면 그곳이 피안이라는 말로

괴로움이나 고통의 바다에서 벗어나기 위해

마음을 돌리기만 하면 곧 깨달음과 평온에 이룰

수 있음을 비유한다고 한다.


어느 순간 부정과 결핍의 파도에 휩쓸려 있는 자신을

보게 된다면 당황하지 말자.

그냥 그 순간

뜬금없이 맥락 없이 “감사합니다” (사이토 히토리, 1퍼센트 부자의 법칙 참조) 말해보자.


장면이 전환되어

하와이 해변에서 선탠하며 평화롭게

누워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어떤 일은 순간적으로 일어나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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