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범기 Oct 22. 2023

만 35세, 백수입니다.

  3년째 놀고 있습니다. 


  통장 잔고를 확인할 때마다 불안에 떱니다. 그렇다고 너무 많이 불안해하지는 않습니다. 불안해한다고 해결되는 일은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불안에 떨면 제가 불행해져버리기 때문입니다. 저는 행복하게 살고 싶은데, 당장 몇 년 논다고 불안해하고 불행해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싶지는 않습니다. 

  원하는 대로 삶이 풀리지 않았습니다. 많은 좌절 앞에서 무릎을 꿇었습니다. 딱히 되는 일이 없었고, 그러다보니 오랫동안 놀게 되었습니다. 꼭 놀려고 했던 건 아니었지만, 어쩌다보니 놀게 되었습니다. 사회적 지위가 높거나, 돈이 많은 것으로서 성공과 실패를 판단하는 가치관에서 보자면, 저는 실패했습니다. 굳이, 저의 실패를 부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한 가지 묻고 싶은 게 있습니다. 실패한 이들은 모두 불행해야 하나요? 더 나아가, 실패한 이들은 절망 속에서 허우적대다가 자살이라도 해야 하는 건가요? 그것이 실패한 사람의 유일한 길인가요? 

 이 글은 이러한 질문들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지금의 저는 사회적 성공을 이루거나, 많은 부를 얻지 못했습니다. -물론, 이후에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지금의 저는 그렇습니다.- 하지만 저는 별로 불행하지 않습니다. 저 자신을 불행으로 몰아넣고 싶은 마음은 더더욱 없습니다. 


  저는 만 35세, 백수이며, 딱히 가진 것도 없고, 사회적으로 ‘실패’했다고 여겨지는 부류의 사람입니다. 하지만 제 개인적인 삶을 평화롭고 조화롭게 가꿔 나가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 식으로 제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행복하게 살기로 결심했고, 그 결심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삶이 뜻대로 되지 않아도, 딱히 가진 것이 없어도, 주어진 삶 안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그런 식의 삶도 있다고 말하고 싶어서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제 자신의 행복을 만들어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마음을 비우고, 제가 가진 것에 만족하고자 하는 태도를 지키고자 했습니다. 

  많은 것을 가져야만 행복하다고 말하는 세상 속에서, 많은 것을 가지지 못해서 불행하다고 쉽게 믿어지고는 했습니다. 사실 누가 저에게 와서 대놓고 저에게 비난하는 일은 별로 없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거짓된 가면을 쓰고 있잖아요. 웃으며 다가와서, “괜찮아, 잘 될거야.” 라고 하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너는 망했어. 너는 실패했어.” 라고 대놓고 비난하고 욕하는 경우는 별로 없어요. 뒤에서 뒷담화를 할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앞에서 대놓고 비난하는 말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언제나 문제가 되는 건, 자기 자신에 의한, 자기 자신을 향한 비난이더군요. 스스로를 향해 비난하고, 스스로 위축되고, 스스로 불행하게 합니다. 상황이 좋을 때는 어깨를 으스대면서 잘난 체를 하게 되기 쉽지요. 반면에, 상황이 좋지 않을 때는 어깨를 한껏 움츠리게 되요. 모두가 내가 잘못해서 벌어진 일인 것만 같고, 내가 못나서 모든 것이 잘못된 것만 같아요. 그리고 그런 감정들에 깊게 빠져버리면, 일어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심하면,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되기도 하지요. 

  그렇기 때문에, 일이 풀리지 않는 좋지 않은 상황들 속에서 제 자신이 행복하고, 평화롭고, 조화롭게 살기 위해서 무엇보다 제 자신의 마음을 돌려 세우는 일이 필요했습니다.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만, 그동안 제가 했던 노력들을 여러분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이것을 통해서, 삶이 뜻대로 되지 않아도, 딱히 성공하지 않아도,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삶의 모든 순간들을 평온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기 위해서 오늘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 삶의 모든 순간을 행복하게 살기로 결심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의 삶이 행복하시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바랍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