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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입은 어머니

by 한현수

눈이 오면 눈옷을 입고

바람이 불면 바람을 입은 나무처럼

어머니는 서있다

저리 옷깃을 뚝, 뚝...

낙엽은 지고

바람은 소슬해지고

흩어졌던 가족을 기다린다

바람을 입은 어머니 옷깃 사이로

저녁별이 흐른다




.....

늦은 시간에 귀가하는 아내를 기다리며 길가에 서있던 적 있습니다. 어머니가 늘 그랬던 것처럼. 그때 시가 찾아왔습니다. 기다리는 마음이 다 그렇습니다. 숙성의 시간입니다. 속성을 부추기는 효율의 도구를 내려놓으면 깊어질 수 있습니다. 기다림은 비효율로 만들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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